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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벤저민 카터 헷 지음, 이선주 옮김 / 눌와 / 2022년 4월
평점 :
"듣보잡 히틀러"가 어떻게 "히틀러 라이징"이 되었는지 묘사한 이 책을 제대로 '즐기려면'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한 권의 책에 2차세계대전 전야를 완벽히 욱여넣기는 불가능할 테지만, 이 책의 미덕은 그런 배경지식이 없어도 대충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왕좌의 게임마냥 주인공이 떼거지로 나오지만 아주 정리불가가 아닌 것이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아닐까 싶다. 칸트와 괴테의 나라 독일은 어떻게 근대 최악의 전쟁을 일으켰을까. 책에서는 기성 정치인들의 무능함과 그럼에도 빼놓지않고 곁들인 아집과 분열, 독선을 원인으로 짚는다. 사민당과 공산당은 서로 협력하면 히틀러를 막을 수 있었지만, 서로 배신자라며(어째 익숙하다) 배척하기만 했다.( 이번 대선으로 치자면 윤석열이 싫지만 이재명은 더 싫다라고 말하는 야권지지자 느낌?) 당시 히틀러가 내세운 비젼은 오히려 보수층에 어필할 정도로 도덕적이고 종교적이었다. 그런 대다수 보수층을 포섭할 수 있는 정치적섹트가 없었고, 그들은 히틀러에게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의회제를 선도적으로 성취한 바이마르공화국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제도를 지키려다 보니 히틀러와의 연합이 필요했고, 우익은 '히틀러를 고용했다'고 말했지만, 계산착오와 근시안까지 곁들여지면서 '보헤미안 일병' 히틀러는 총리가 된 후 경찰(검찰? 응?)을 동원해서 반대세력을 축출하고 총통자리에 오른다. 책이 두껍지 않지만 벽돌책을 읽고 났을 때처럼 왠지 뿌듯함이 느껴진다. 쾌락독서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ps 읽으면서 대한민국이 문득 겹친다. 제발 이 짝이 안 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