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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르르 봄이 쏟아졌다 ㅣ 콩콩동시 14
신미경 지음, 신용운 외 43명 그림 / 소야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행간과 자간에 마음이 머물다
시와 동시를 쓰고 동인활동, 문단활동을 열심히 하는 저자 신미경이 아이들과 힘을 모아 동시집 『봄이 와르르 쏟아졌다』를 냈다. 이 동시집을 낸 신미경 작가는 슈퍼우먼이다. 겹쌍둥이 엄마로 동시집 안에서 만난 저자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기」에서 자세하게 소개해 놓았다.
우리 엄마에게는/남다른 재주가 있다//아침에 일어나면/쌀 씻어 밥 앉히기/식구들 깨우기/나랑 오빠 학교 보내고/아빠 출근하면/동생들 어린이집 보내고/설거지해 놓고/출근하느라//아침마다 달달/번갯불에 콩을 볶는다// -p52
남다른 재주라고 시작했지만 사실은 초능력이 아닐까 싶다. 겹쌍둥이 뒷바라지에 집안일, 거기에 따로 일을 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동시집에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시편들이 많았다.
가령 p34에서 만난 「땅 주인」이 그 대표적인 시다.
할머니 밭에서/방울토마토를 따는데/지렁이가 기어 나왔다//“으악! 징그러워.”/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저런, 많이 놀랐지?”//나 대신 지렁이를/위로하는 할머니/살살 흙을 파서 다시 묻어 준다.//“땅 속에 땅 주인이 사는 게/놀랄 일은 아니란다.”//
지렁이를 땅 주인이라고 소개하는 저자의 마음이 참 따스하다. p24의 「큰일났다」에 등장하는 지렁이에게도 저자의 마음 한 자락이 닿아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도 살폈는데 「빈말」과 「병원에 가신 할머니」에서는 할머니의 속마음을 「우리 할아버지」에서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살핀 것으로 보아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어떤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이나 식물도 세심하게 관찰하고 담았는데 아이들의 삽화와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더해져 동시가 더 살아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