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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짧은 연애 이야기 ㅣ 크레용하우스 청소년 시집
이묘신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11월
평점 :
『내 짧은 연애 이야기』 , 이묘신, 크레용하우스, 2016
‘연애’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다. 두근두근 설레임, 달콤달콤 만남, 삐걱삐걱 엇박자, 안녕안녕 이별 후 이렇게 4부로 구성된 『내 짧은 연애 이야기』는 화자와 유경이의 연애 시작부터 이별까지를 한 권에 담은 책이다.
이렇게 청소년기의 연애사를 한 권에 담아낸 이묘신 시인은 MBC창작동화대상에서 단편 「꽃배」로 수상하고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림동화 『후루룩후루룩 콩나물죽으로 십 년 버티기』 와 동시집 『책벌레 공부벌레』, 『너는 1등 하지 마』가 있다.
요즘은 아이들이 조숙해서 초등학교 때 연애 경험을 하기도 한다. 신세대와 쉰세대 구별하는 건 그런 양상을 이해하느냐 못 하느냐로 나눠지기도 한다. 막상 닥치면 마냥 너그럽지만은 않은 게 부모들의 입장이다. 한 편으론 요즘은 연애를 못 해본 사람들을 어딘가 부족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세상이니 뭐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연애 이야기 듣는 것만큼 재밌는 게 또 있을까? 시인이 들려주는 연애담은 지금 짝이 없는 아이들에겐 희망을, 짝이 있는 아이들에겐 더 탄탄한 사이가 되는 길잡이 같은 역할을 할 책이다.
야금야금 내 시간을/ 빼앗아 간다./ 유경이란 그 아이가.// 「멍 때리기」 일부
하지만 혼자서 유경이 좋아하는 것/ 그건 정말 하기 싫다.// 「혼자 하기 싫은 것」 일부
사랑은 대부분 이렇게 찾아온다. 어느 날 문득, 자신도 모르게 와서 자신의 시간과 머릿속 생각의 일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해서 어느새 생각의 대부분을 차지해 있는 것이다. 또한 모든 일은 마음이 가 있는 그 또는 그녀와 하고 싶어 한다.
영어 단어도 아니면서/ 수학공부도 아니면서/ 자꾸만 연애법을 공부하게 만든다. 「천차만별 언애법」 일부
일단 엄마 생각에서 독립하고/ 유경이에게 충성하기로 했다.// 「다 잘할 수 없지」 일부
연애만큼 남들과 비교가 잘 되는 게 또 있을까? 누구는 이렇게 한다는 또 누구는 어디에 갔다는데, 누구는 뭘 사줬다는데 등등. 서로에게 갖는 기대치는 상대방 입장보다는 앞장서서 달려가곤 한다. 하지만 현재진행형에서는 더 잘 하기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하는 게 연애기도 하다. 거기에 상처받는 사람이 또 한 사람 있는데 바로 엄마다. 다 잘할 수 없을 때는 득실을 따져서 잘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겠다.
유경이와 헤어진 첫날/ 나만 내 자리를 못 찾았다.// 「있어야 할 자리」 일부
나는 마지막 힘을 모아 난자를 뚫고
자랑스럽게 이 세상에 태어났다.
위대하게 태어난 나!
그래서 나는
위대하게 잘 살 거다.
- 야! 여자 친구 소개해 줄까?
친구들이 묻는다.
- 자식, 됐어! 집에 가서 텔레비전이나 볼란다.
-「나는 나」 전문
이별 후 한동안 방황을 거쳐서 다시 나는 나로 돌아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어른이 되어 간다. 많은 경험들은 또 다른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연애를 통해서 사람을 보는 안목을 가진다면 그 또한 괜찮은 방법이다. 생각은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연애를 시작했다고 하면 부모들 입장에서 그럴 것이다.
‘공부는 언제 할래? 대학은 어떻게 갈래? 취업은 언제 할래?’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짧은 연애시지만 부모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아이들이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늘상 연애만 하는 것이다. 때가 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이 부모의 몫이고 가끔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면 된다. 그리고 길잡이 역할만 잘 하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림에는 초조하고 불안하다. 지금 아이들이 연애를 하고 있다면 한 발 물러나 지켜봐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그런면에서 부모를 안심시켜 주는 책이기도 하다. 아이가 지금 연애 중이라면 이 책 먼저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