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명의 아버지가 있는 집 레인보우 북클럽 14
마인데르트 드용 지음, 이병렬 옮김, 김무연 그림 / 을파소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마인데르트 드용의 작품으로 뉴베리 영예상 수장작인 <60명의 아버지가 있는 집>을 만났다. 전에 읽었던 <집 없는 개>도 인상 깊게 읽었는데 이번 작품 또한 감동적이었다. 공통점을 찾는다면 동물을 사랑하는 주인공이 늘 등장한다는 점인데 작가의 동물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알만 했다.

전쟁을 겪은 사람으로 전쟁의 참상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는데 그 속에서도 피는 인간적인 사랑의 모습이 참 바람직하게 써 내려간다.

 

티엔 파오.

어쩌면 작가 자신의 분신일지도 모를 한 소년과 함순 중위와의 우정

전쟁 중에 길 잃고 부모 잃은 고아가 많은 걸 볼 때는 타오가 얼마나 행복한 소년인지 알 수 있지만 우리들 자신이 잠시라도 부모와 떨어져 봤고 길 잃은 경험이 있다면 그 기간이 길고 짧음을 떠나서 어린 나이에 받았을 고통이 명치를 짓누를 만큼 아프다.

 

한 편의 모험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자신의 처지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자신이 원하던 바를 찾아 떠나는 파오의 모습에서 가족이란 뭔지, 집이란 뭔지, 우정이란 뭔지를 생각하게 한다. 공화국의 영광이 비록 새끼 돼지이긴 하지만 자신이 가족처럼 여기는 만큼 공화국의 영광에게도 최선을 다해 지켜내고자 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전쟁통에 사람조차도 자신의 목숨을 확신할 수 없는데 동물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 함께  가족과 재회하는 모습은 전쟁만이 아닌 미아나 고아 등 가족과 뜻하지 않게 헤어진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와 내 아이들은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바로 위 세대인 할아버지 할머니나 어머니, 아버지만 해도 전쟁을 겪은 세대이다. 아버지 아버지는 전쟁에 과한 기억이 희박한 세대이긴 하나 그래도 이 글의 주인공 나이쯤 되었던 걸로 기억하면 주인공인 파오가 얼마나 용감한 소년이었는지 알 것 같다.

지금의 내 아이가 파오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하루? 이틀? 며칠을 굶어가며 산길을 오르내리고 폭격을 피해 일본군을 피해 포복자세로 숨어가며 옮겨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을 가져보지만 도저히 불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려움이란 걸 모르고 자랐으니 당연하겠지만 모험심을 길러주고 스스로 인내하도록 참을성을 키워줄 필요는 있겠다. 당당한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 같다.

 

삽화 또한 세밀화처럼 친근하게 그려져 있어 인상적이다. 60명의 아버지 또한 멋지고 어려움을 딛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파오에게 정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족의 의미가 다시 생각나고 우정이 생각나고 동물과 사람이 나누는 교감 또한 사람과 사람 이상으로 진정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뉴베리상의 영예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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