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불고 따스한 구들목에서 배깔고 엎드려 책을 읽으며 시원한 아이스 홍시 먹는 여유가 있으면 아마도 그 또한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따뜻한 데워진 침실에서 이불 덮어쓰고 홍시 대신 곶감을 먹으며 시도 같이 한 편씩 씹어 먹었다.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제목에서 가슴을 아리게 하는 뭔가가 있어 이 책이 더 끌리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사랑시와는 조금 거리가 먼데 가끔은 정말 가슴에 확 다가오는 사랑시들이 있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세상을 빛을 본 지 제법 된 시들이라 이미 익숙한 시도 있고 아닌 시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알고 있던 시다. 그래서 인지 좀 더 느긋하게 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 사랑의 대상이 다양하긴 하지만 사랑시이니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남편도 있고, 부인도 있고, 자연도 있고.. 세상엔 사랑할만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 사랑에 울기도 하고, 때때로는 사랑에 목숨을 걸기도 하고 세상을 다 잃어버린 듯한 좌절을 맛보기도 하지만 그런 상처를 치유해 주는 것 또한 사랑이다. 그래서 세상은 사랑없이는 또 못 사는 것이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p-142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의 부문 읽는 이에게 조차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듯 하다. 이렇게 황홀한 사랑에 가슴 설레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랑이 어둡고 암울한 모습일 때도 있다. 그런 마음들을 유치환의 <행복>을 읽으며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로 바꿔갔으면 좋겠다. 이 세상을 혹은 자신을 변모 시킬만한 것은 사랑외엔 없을 듯 하다. 이 세상 가장 큼 힘이 사랑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