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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대장 ㅣ 내친구 작은거인 22
이지현 글, 정승희 그림 / 국민서관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내게는 아들이 둘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커서 자기 생각에 뭔가 심하게 부당하다 싶으면 울고 또 자존심이 심하게 상했을 때 우는 데 자랄 땐 정말 눈물샘을 열어놓고 사는 건지 수시로 눈물을 뿌렸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인 울보대장 세영이 남의 아이같지가 않다.
원래 심성이 곱고 여린 아이들은 아무리 주변에서 뭐라 한들 쉽게 변하지 않는다.
큰 아들이 친구에게 맞아 볼이 퉁퉁 부어왔을 때 엄마인 내 입장에선 솔직히 화를 참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요즘 자녀교육이란 게 "차라리 맞지 말고 때려라." 라는 주장을 펴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때리고도 잘못을 반성하는 기색이 없는 아이나 부모가 더 문제이다. 내 경우도 아이가 맞고 왔다고 그 집에 전화했다가 오히려 그럼 태권도 학원에라도 보내지 그랬어요? 라는 반문을 들어서 너무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리 쉽게 변할 아이도 아니고..
작은 아이 경우는 초등학교 입학 후 너무 맞고 오는 횟수가 잦다보니 내 경우는 그런 주문을 했었다.
"제발 좀 맞고 오지 말고 때리면 너도 때리고 와 봐라."
그러나 아이의 대답은
"나도 때리면 그 애가 아프잖아."
가끔은 아이를 잘못 키우고 있는 건가? 하는 고민을 해본다.
맞으면서 크는 거다. 라는 부모님들의 말씀도 있었지만 그 말은 이미 지난 말이고 요즘은 너나없이 귀하게 키우는 세대라 자칫 자꾸 맞고 오면 스스로 자신감이 위축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한다.
물론 지금은 명랑하고 친구도 많긴 하지만 사회가 여린 아이를 감싸주는 게 아닌 오히려 자기방어도 못한 바보..쪽으로 몰아가는 듯한 인상도 받으니 이것이 더 답답하다.
그래도 주인공 세영이가 힘은 없지만 마음은 어느 누구보다 이쁘니까 친구도 생기고 진혁과도 잘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우리 아들도 더 멋진 앞날이 펼쳐져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