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느껴지는 절절함이 이 책을 잡게 한 것 같다. 그리우면 그리워하라...참 단순한 진리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말이다. 그립다고 그리워한들 그 그리움이 사그라들 것인가... 더 많은 고통이 따라 오히려 더 아파하지 않을까?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는 연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을.. 이 가을이 웬일로 내 마음을 움직였다. 마음을 움직일 만한 시집 한 번 봤으면.. 봄, 여름, 가을, 겨울 네가지 테마로 편집된 시집이다. 기대만큼 뭔가 와 닿는다는 생각은 없다. 나와 공유하고 있는 일이 없어서 그러한지 몰라도 그냥 읽어 보는 정도다. 나는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으면 연필로 따로 베껴 서 보기도 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더 각박해졌는지 내가 변한 건지 모르겠다. 다만 페이지 122에 <가을>이라는 시가 있는데 늦가을에 가을을 한 번 더 느껴보려고 반복해서 읽어보았다. 시간이 갈라놓은 계절의 변덕.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문장이다. 시간이 갈라놓은 계절의 변덕이라함은 굳이 가을 뿐만 아니라 사계절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그 경계가 불문명하여 사람들이 대충 언제부터 언제까지 가을..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그것도 별의미가 없어졌다. 지난 여름 태양의 빈말 사소한 투정도 사랑으로 품게 해 언제나 빈손으로 와도 가장 큰 선물이네. ------ 모호한 문장이다. 가을이 빈손으로 왔다는 말인 것 같지만 선물은 누구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일까? 타인처럼 왔어도 헤어질 땐 참 눈물 나는 가을. 연서도 가슴에 와 닿아 그 절절함이 눈물 흘리게 할 정도면 참 좋다. 그런데 무엇을 말하는 지 의미 파악도 잘 안 되고 이런 경우는 그다지 독자의 시선을 끌지 못할 것이다. 책 읽기가 까다로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충대충도 아니라 한 편의 가을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글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