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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없는 생활
둥시 지음, 강경이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8월
평점 :
언어없는 생활은 다섯 편의 중편소설이다. 읽다보면 제대로인 사람이 없어서 머릿속이 어지럽기도 한데 한 편으로 짠한 마음도 인다.
모처럼 읽어보면 중국소설이다. 작가 둥시가 신세대 작가라 그런지 이번 책에 드러난 내용은 정상적인 가정과는 거리가 멀다. 비정상적인 가정에서 행동까지도 비정상적이다 보니 현대인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듯 하다. 어지러고 혼란한 생활이나 복잡한 인간관계, 가족간의 단절 등등...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으면서도 뭔가 부조화스런 가족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나름 그 안에도 사랑은 존재하고 있다는데서 가슴이 아픈 것이다.
보통의 일반인들처럼 정상적인 사람들과의 사랑이라면 무탈하겠지만 인간성의 상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느리게 성장하기, 음란한 마을, 시선을 던지다...는 특히나 인간성의 부재로 인해 잔인한 인간상이 두드러져 보인다.
간혹 사람들이 대화를 하다 인간의 탈을 쓰고 라는 말을 하는데 그 인간의 탈을 쓰고 살아가는 일 중에서 개개인이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자기중심주의가 되어가다 보니 스스로는 더 고립화가 되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실은 다섯 편의 이야기가 결코 이 시대에 낯선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참 마음아프다. 앞으로 이보다 더 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상상해본다면 그건 사람의 삶일까?
왕자콴이나 왕라오빙, 마자쥔이나 마슝, 친어와 모우즈, 치우위와 어머니 리청과 리웬웬, 리우징과 마난팡 같은 사람들이 더 이상 소설에서나 만나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서 현대 생활의 부조리를 일깨워주는 책이라할까?
듣지 못해서, 보지 못해서, 말하지 못해서... 이걸 사람들은 동정의 눈이 아닌 놀림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도 커다란 문제이다. 그만큼 내 일이 아니면 모두가 남의 일로 여겨서 헐뜯고 비난한다.
언어없는 생활이 이들 가족을 통해 정상적인 삶을 사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감사함을 느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