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처음 일본어를 접하고 우리말과 배열이 비슷하다 보니 머리 복잡한 영어에 비해 이렇게 쉬운 외국어가 있나.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익힌 외국어였다. 그런데 외국어는 사용하지 않으면 다 잊어버린다고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때도 일본어학과를 기웃거리며 몇 과목 이수했건만 지금 머릿속에 남은 문장이 별로 없어 허탈감마저 느낀다. 다른 사람들이 외국으로 배낭여행 떠나고 하는 걸 보면서 늘 마음으로 다짐을 해보지만 마음대로 안 됐는데 일본에 미리 가는 일본어 첫걸음 (커뮤니케이션 일본어 연구회 지음/ 오이랑 그림)으로 만나보았다. 이 책의 경우 순전히 일본에 가서 사용할 수 있는 대화를 중심으로 엮어 놓았기 때문에 처음 일본 여행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일본어로 되어있다. 공항에서 어디로 가서 어떻게 표를 티켓팅하고 출구를 빠져 나가는지, 기내에서 시내식은 어떻게 주문해서 먹는지 등...출입국신고서 쓰는 것과 입국심사에서 필요한 대화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처음 외국여행을 하게 된다면 아마도 굉장히 긴장되고 혹시나 입국이 거절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마저 일것 같은데 이런 자세한 소개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나라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어디론가 이동을 해야 할텐데 교통편을 알아두는 것도 필수다. 그래서 이책엔 도쿄중심으로 순환하는 주요 역 노선도도 실려 있다. 발매기, 정산기 등의 사용법, 역내에서 안내방송 나오는 것, 전철에서 우리나라에서 지하철을 탈 때처럼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뭐라고 하는지 등도 알려준다. 그 호텔에서도 식사할 때 주문하는 법, 체크아웃하는 법, 일본의 요리 초밥과 초밥의 종류까지 총 망라되어 있다. 보통 어느 한 곳에 갔을 때 기본적으로 쓰이는 일상적인 대화는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때는 CD를 같이 들어가면서 보면 게 훨씬 귀에 들어 온다. 단어고 문장이고 간에 오래전에 사용하고 잊고 있다가 다시 들으니 새삼스럽고 잊어졌던 단어가 하나씩 떠오르면 오래 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책 뒤에 한 장의 CD와 또 한 권의 책으로 같이 붙어 있는 걸 보면 일본 문법을 정리해놓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형용사라든가 조사, 명사문, 나이의 부정형, 정중형 등 아주 다양한 표현이 소개되고 있다. 여행을 하게 되면 이 한 권의 책만 완벽하게 익혀도 더듬더듬 의사소통은 해가면서 일본 여행은 충분히 하리라고 본다. 욕심내지 말고 일미리씩 익혀 나간다면 금방 친숙한 일본어를 만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