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일기 쓰는 것...솔직히 누구나 다 경험해봤을 것이다.
어떻게 그날이 그날 같은 일들을 매일 기록할 수 있을까? 질릴 만도 하다. 하지만 요즘은 숙제도 융통성 있게 내준다. 일기는 주 3회 정도로 쓰라고 해주니 우리 때보단 훨씬 낫다. 게다가 일기 쓸 게 없거나 할 땐 날씨나 독서일기, 혹은 편지글, 동시 일기...등을 써도 되니 참 다양해서 좋다. 그런데도 안 하고 노는 아들이 있으니 ㅠ.ㅠ
나 또한 그랬다. 어릴 때 방학 끝날 즈음에 다 몰아서 일기 쓰곤 하던 생각이 새록새록 나서 참 재밌게 읽었다. 물론 지금의 우리 아이들도 그런다. 방학 시작 때는 아무것도 안 하고 무작정 놀다가 끝날 무렵엔 정신없이 바쁘니까... 그것도 스스로 하는 게 아니라 내게 손을 내밀어 가면서 도움을 요청을 하는 걸 보면 얄미울 때도 많다.
나미의 경우도 마지막 날 가서야 일기를 방학 첫날부터 끝까지 썼는데 개학하고 일기상을 주는데 하필 나미의 이름이 학년 대표로 뽑혀 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런 낭패가 있나.^^
나미의 엄마는 좋아서 입이 찢어지고 하늘이는 엄마에게 혼나서 울고...
어쩌면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한 아이가 상 받으면 금방 소문이 나서 "누구 이번에 상 받았다며?" "누구 엄마 한 턱 쏴!" "누구는 참 좋겠네? 비결이 뭐야?" 등등
온통 그 소문으로 잠잠할 날이 없다.
이 책은 상을 받게 된 나미가 일기에 거짓으로 쓴 내용을 진짜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연의 일치로 혹은 빗나가면서 빚어지는 일로 나미의 가슴이 아프다.
아빠가 회사에서 실직을 하게 될지도 모르고, 엄마가 유방암이 걸릴 지도 모르고...
나미가 거짓으로 지어낸 일기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듯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는데 결국 나미는 자신의 일기가 거짓이라는 걸 밝히기로 했다.
엄마가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상..
물론 나미 자신도 상을 원했지만 정직... 앞에서 거짓이 두 손을 든 것이다.
나미가 선생님께 자신의 일기는 처음부터 지어서 쓴 것이라 밝히고 자신은 일기상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순간... 가슴속에 쌓여 있는 불안이나 답답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만큼 거짓은 마음에 담든 순간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이다.
이런 용기를 가진 나미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정직한 일기를 써서 담엔 꼭 큰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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