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민족정신 찾기

삽살개 이야기 ㅣ 눈높이 책꽂이 1
고수산나 지음, 정현주 그림 / 대교출판 / 2002년 1월

털이 복실복실한 삽살개 한 마리가 석이 품에 안겨서 까만 코만 내놓고 있다.

석이의 얼굴은 걱정과 분노와 슬픔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 전통 삽살개에 관한 이야기를 할아버지께 전해 듣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금이야 일본과 어느정도 국교를 정상화하고 지내고 있다하지만 몇 십년 전만해도 일본과 우리나라는 거의 원수지간으로 지냈다. 물론 요즘 일본이 독도를 가지고 망언을 하는 것을 보면 꼭 깝쭉대는 아이들을 보는 것처럼 얄밉기 그지없다.

 

삽살개가 주인에게 충성한다는 이유로 일본은 삽살개도 잡아갔다고 한다.

막둥이 석이네도 삽살개를 키우고 있었는데 날마다 형과 함께 달리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인정 받으며 살다가 석이의 형이 강제로 전쟁터로 끌려가고 그나마 위안을 받고 살던 삽살개 복슬이마저 일본군이 죽이겠다고 하자 석이는 복슬이를 구할 마음으로 비밀장소에 데려다 놓는다. 일본군이 삽살개를 몰아 산으로 간 날...

총소리가 들리고 석이는 복슬이가 걱정이 되어 동굴로 달려갔는데 복슬이는 입마개를 물어뜯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총소리에 놀라 짖어대기 시작하자 일본군이 복슬이 소릴 듣고 달려와 석이에게 복슬이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물론 석이는 복슬이를 내놓지 않았고 이웃에 살던 형의 친구 준섭이  형의 도움으로 총에 맞은 복슬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슬프게도 복슬이는 며칠을 앓다 죽었다.

몇 년 후에 해방이 되고 형은 돌아왔지만 한쪽 다리가 없는채로 돌아왔다.

후에 석이는 동물을 치료해 주는 수의사가 되었다고 한다.

말을 못하는 동물이긴 하지만 서로 교감을 나누고 지내다 보면 가족 이상의 관계가 되기도 한다. 특히나 현대사회엔 더 하지만 해방전만 해도 밖에서 동물들과 서로 뒹굴며 놀고 했던 때이므로 석이와 복슬이의 관계가 짠해진다.

장래 직업을 선택하는 동기를 제공한 사건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것이라면 뭐든지 말살하려고 들었던 일제의 행위에 대해 다시금 치가 떨린다.

 

어떤 일에서건 총칼이 앞서서는 안 되는데 그러고도 경제강국으로 잘 사는 걸 보면 기회에 능한 건지...

우리것에 대해서 좀 더 소중히 지켜내려는 자세가 우리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도 꼭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스스로 지키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걸 깊이 깨달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