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나선 눈물이 한참이 난 책이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나 할까?
모든 사람은 완벽하고는 거리가 멀다. 실수도 하고, 잘난 체도 하고, 좌절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도 하고...
이 책은 일부 실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을 토대로 하여 작가의 상상에 의해 태어난 창작물이다. 그래서인지 그 역사적 인물에게도 호감이 간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던 시인...
그러고 보면 글을 쓴다는 것이 다른 이에게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자칫 엉뚱한 길로 몰아 다른 결과를 초래 하기도 하는 가 보다. 주인공 떠돌이 왕처럼...
시 경연대회에서 세 번 연속 함무르에게 지자 질투로 사람이 변해 버린다.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드잔의 가호를 받고 태어났다고 일컬어지던 왕이 양탄자를 짜던 한낱 비천한 사람과 겨루어 시경연에서 졌다는 사실을 그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두 번의 경연에서 상으로 받은 금자루로 두 아들이 살아갈 밑천을 마련해 주고 세 번째로 받은 금자루 또한 막내에게 주지만 함무르는 자유롭지 못했다.
왕실 사가를 정리하는 일을 맡았기 때문이다. 글을 모르던 그가 글을 익히고 쓰고 정리하는 동안 3년이 흘렀다. 평생을 해도 못 할 것 같은 일을 3년 안에 해내자 왕을 불안을 느낀 나머지 그에게 또 다른 일을 맡긴다. 왕실을 사가를 다 담은 양탄자를 짜라고 한다.
거의 미친 사람처럼 되어 양탄자를 짜는 함무를 보며 왕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만 하고 돌아가라고 하지만 거절하고 양탄자를 짜는 그 사람에게 드잔의 가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양탄자를 다 짠 함무르는 그 옆에서 바로 숨을 거둔다.
그 날 이후 모든 일을 뒤틀리게 되어 어느 날 왕의 라위였던 하킴이 그 양탄자를 훔쳐 가자 왕은 양탄자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나 크게 다치게 된다. 왕이 깨어나 곧장 양탄자를 찾으러 나서지만 그 흔적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도중에 함무르의 막내 아들을 만나게 되어 도적으로 살아보기도 하고 자신이 그 왕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함과 동시에 그는 떠나게 된다.
순한 양치기 같은 둘째 아들과도 마음을 털어놓는 사이로 변했지만 그와도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떠나게 되었다. 그를 사모하던 여인 사하라와 함께...
여전히 양탄자를 찾아 헤매던 그들이 한 도시에서 꾐에 빠져 서로 이별을 하게 된다. 그 후로 왕은 한 상인의 집에 들어가 부러진 두 다리를 치료하고 그 집 하인으로 있다가 번역을 도운 것을 계기로 주인과 동업자의 관계에 까지 이르게 된다.
물론... 사하라도 찾게 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주인이자 동업자였던 사람이 함무르의 첫째 아들이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운명이란 게 묘한 장난같기도 하면서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도 실감하게 한다.
양탄자를 손에 넣고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길을 떠나는 왕의 뒷모습이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려하는 자세가 참 용기 있어 보인다. 보통의 경우 자신이 했다 하나 자신에게 너그러운 사람이 너무나 많은 것에 비하면 스스로 반성하고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고 폭군이 될 수도 있었으나 스스로 겸허한 떠돌이 왕으로 돌아와 세상 속에 발을 들여놓은 왕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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