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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연애 ㅣ 사계절 1318 문고 46
김종광 지음 / 사계절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옴니버스 소설 형식인 처음 연애는 나보다 고1인 아들이 읽었으면 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청소년 성장소설이라 알고 있어서...
작가의 경우 자신의 경험이나 지나온 시대상이 글을 쓸 때 맨 밑바닥에 종종 깔리게 된다. 이 책에서 종종 마주한 시대상이 참 가슴아련한 추억을 들추게 했다.
나의 친구들 중에도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공장으로 간 애들이 몇 있었다. 지금은 웃을 일이지만 시골에서 먹고 살기 힘든 형편에서는 입 하나라도 줄이려고 그렇게 공장으로 보내는 일이 많았다.
물론 중학교 마치고 공장으로 가서 산업체 학교를 다닌 애들도 있었다.
이런저런 경우를 따지면 난 부모 참 잘만났다. 어릴 땐 7남매 중에 셋째라 풍족하다는 건 꿈도 못 꿨고 학원은 구경도 못했지만 시골 생활에서 여러 남매 공부를 시키고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주신 걸 생각하면 지금에서야 고개 숙여진다.
자신이 직접 닥쳐서 경험해보면 제일 확실한 교훈이 되는 게 삶의 문제다.
이 책에선 주로 10대 들의 연애를 다뤘는데 가끔 낯 뜨거운 장면도 있었다. 성이란 게 지금에야 많이 개방되어 성교육을 시키기도 하고 가정에서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70, 80, 90년대의 경우만 해도 쉬쉬하고 몰래하는 게 연애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리숙한 듯 하면서도 진실성이 담긴 그런 연애가 많다.
순정파라고 할까? 한 사람이 마음에 들면 그 사람 아니면 안 될 듯이 울부짖는 그런 처음 연애다.
처음 연애 덕분에 많이 아파하고 많이 기억에 남기도 하겠지만 살아가는 데 많은 공부는 될 것이다.
어린 소년소녀들처럼 귀엽다 싶은 애들도 있고 딴에는 심각한 애들도 있고 그 당시엔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 싶다가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피식 웃게되는 그런 추억으로 변하게 되는 게 처음 연애 이기도 하다.
옴니버스형식이라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조금 혼돈스럽기도 했지만 나름 처음 연애에 대해 다양하게 묘사했다고 볼 수 있다.
페이지 43쪽
"그래요? 청라중학교 나왔던 말이죠?" 이 문장은
"그래요? 청라중학교 나왔단 말이죠?"로 고쳐서 써야 맞는 말인 듯 하다.
나의 10대는 이미 오래전에 별다른 연애랄 것도 없이 지나갔지만 지금 10대인 아들 둘은 어떤 방식으로 처음연애임을 알려올지 ...사뭇 긴장된다.
다만 그 연애가 너무 아프지 않았으면 하고 훗날 좋은 추억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