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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누미 - 어른이 되기 전에 먼저 펼쳐보는 세상 ㅣ 그루터기 2
곽재구 외 지음, 한지선 그림 / 다림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첫 장을 펴들고 마지막까지 읽어나가면서 몇 번이고 눈물을 보인 책이다.
그 만큼 어찌보면 감정이 덜 메말랐다는 것이고 어쩌보면 그만큼 아무 감정없이 살아왔다는 말이기도 하다. 무심하고 냉정하고 내 길만 가는 현대라는 사회...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지만 딱히 그걸 찾을 생각은 못 하고 무조건 앞으로만 달려가는 이 시대가 어쩌면 앞으로 달려가면서 보는 게 뒤에 무심히 흘려 보는 게 더 많다는 걸 아는 지 모르겠다.
내 경우는 시골에서 자란 것만 해도 20년에 가깝다. 만 18년 정도를 시골에서 보냈다.
시골이 변해가는 걸 아주 천천히 봐 왔다. 초가집에서 슬라브집... 호롱불에서 백열등으로...
옹기종이 꽉 들어찬 방에서 텔레비젼 보던 기억하며...
이런 것들이 가끔은 불쑥불쑥 기억 밖으로 나와 나를 조금 더 부드럽게 하기도 한다.
지칠 때도 그렇고 외로울 때도 그렇고...
이 책은 부자인 사람들에겐 그리 추억으로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요즘 아이들에게도... 그리 와 닿지는 않겠으나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것은 알 수 잇다.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의 의미를 여기서도 실감할 수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오래도록 기분좋은 추억으로 남고 마음이 더 부자로 되어가는 나누미.. 작은 나누미다.
작고 소외받는 이웃에게 더 다가가 따스하게 감싸는 모습이 비록 몇 십년이 지난 이야기도 있지만 오늘 새로이 읽어도 여전히 마음은 따스하게 녹이고 있다.
한 겨울에 읽으면 더 온기가 날 것 같다.
어린이를 위한 연탄길에서 이미 따스한 마음을 접해본 터라 나눈다는 것이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일인지 느끼게 한다.
한 장의 연탄글 옮기는 모습을 담은 표지그림처럼 아름답다는 것은 외모가 아름다운 걸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외모는 비록 연탄재에 새까맣게 변했어도 이웃을 위하는 마음, 작은 거라도 나누려 하는 마음이 보석보다도 더 빛나게 한다.
밝음은 어둠속에서 더 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