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는 소금 사막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 - 테오에세이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8년 6월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향하는 것.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게로 향하는 것.

여행아, 내게로 갈께~

이렇게 눈부시게 하얀 소금사막으로 테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이 기다리는 곳으로 갔다.

한 걸음 걸음마다 꼭꼭 밟으며...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엔 원래 바닥이었는데 지각변동으로 인해 3000미터 이상 솟아올라 바다가 소금사막이 되었다고 한다. 그냥 마구 긁어 모아서 팔기만 하면 된다는데 참 신기하다. 소금 사막..이야기만 듣다 검색을 통해서 소금 사막 사막들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았는데 다녀온 사람들의 사진들이 하나 같이 눈부신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은 고될지 몰라도 이방인이 화면을 통해 보는 모습은 신비스럽고 꼭 한 번 다녀오고 싶은 소금사막으로 각인되었다.

 

테오 에세이...

사진이 들어간 책이 종종 눈이 띠는 요즘이다. 여행기엔 사진이 필수긴 하지만 잔잔한 일상에 관련된 사진이 많아서 크게... 멋지다...그런 느낌을 못 받았는데 테어의 사진엔 그 나라 사람들의 본 모습이 담겨 있는 듯 하다. 우리 나라의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가 아프리카를 아주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는 테오의 발걸음과 테오를 반기는 그 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의 빠른 걸음을 한템포 늦춰주었다.

 

차빠레를 배달하는 아저씨나 도박소년이라 미리 마음속으로 단정했던 소년과의 게임이나 안데스에서 라마를 키우는 마이라나 ... 참 소박한 모습이 마음이 와 닿는다. 여행을 하면서 각각의 사람들을 만나겠지만 이렇게 소박한 사람들이 참 좋다. 국적을 떠나서 마음을 나누고 심신이 지친 여행자에겐 커다란 위로가 될테니까...

테오는 볼리비아에서 부뉴엘로를 먹으면서 겸손하고 착은 음식이고 여행자의 배고픔을 위로하는 뜻밖의 선물이라 했다. 물론 주머니가 가벼우면 어쩔 수 없이 싼 가격의 음식을 찾아 배를 채워야 겠지만 부뉴엘로로 인해 여행자가 행복을 맛보고 겸손을 배웠다면 그보다 더 가치있는 음식이 있을까..

 

눈처럼 하얀 소금 사막 사진에 눈이 닿으면 왜 이리 가슴이 먹먹해지는지 모르겠다.

숨이 턱턱 막힐지경이다. 그 소금으로 일용할 양식만큼만 바꿔먹고 사는 사람이나 일년에 3-4달은 녹아내려서 새로 지어야  하는 소금 사막의 호텔 주인이나 그들이 사는 삶의 방식이 도를 통한 사람들 같다. 욕심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

소금호텔에서 촛불을 밝히고 까만 밤을 보내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든다.

현실의 물질문명에서 잠시 벗어나 아주 사소한 행복에 물들고 싶다. 감성에 물들어 있는 테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