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 동화나라에 사는 종지기 아저씨 청소년인물박물관 8
이원준 지음 / 작은씨앗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표지에 순수한 얼굴이지만 약한 모습이고 약하지만 강한 듯한 외모를 하신 선생님의 사진이 있다.

지금은 동화나라로 가셨지만 몇 년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동화계에서 아마도 가장 욕심없고 순수한 분이 아니셨을까 싶다.

보통을 책을 읽고 인물에 대한 것은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그냥 넘어가는데 권정생선생님의 경우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전에 '몽실언니나 짱구네 고추밭 소동, 강아지 똥' 등 알려진 책들을 읽었지만 간단한 약력정도만 기록되어 있어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선생님이 동화를 쓰게 된 배경부터 가족사 그리고 한 작품이 발표되면 그 작품이 발표된 배경을 소개하고 있어서 그 동안 읽은 선생님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다보면 가끔 ' 이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은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때도 있다. 즉흥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 가슴 깊이 하고픈 이야기가 쌓일 때 글이 되어 나오기도 한다.

권정생선생님의 경우도 가슴에 쌓인 많고 많은 이야기들이 동화로 승화되어 나온 듯 하다.

부모에 대한 그리움, 몽실언니의 배경이 된 경순이 등..

 

그 시대가 그러하기도 했지만 참 어렵게 살아오셨다. 그 와중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신 것만해도 대단하시다. 나이 서른에 교회 종지기로 들어가 그 삶에도 감사했다고 하는 분... 삶 자체가 시련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때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가 6.25를 겪으며 피난한 이야기를 종종 하셨는데 권정생선생님의 이야기보다는 덜 했던 것 같다. 이 분의 경우 몸이 약하고 병을 앓고 있어서 더 한 것 같았다.

하느님은 시련을 이겨낼 수 있을만큼 주신다는 말이 있는데 좀 가혹한 듯 하다.

 

이오덕선생님과 권정생선생님의 인연은 권정생선생님의 작품활동에 커다란 중심이 되었다. 어떤 계기가 되어 더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도 그렇다.

30년간의 우정은 본받을만하다. 원래도 욕심없는 분으로 알려지셨지만 방한칸에 책외에 사람 하나 겨우 누울 수 있는 자리를 가지고서도 집 한 칸 없이 살다가신 부모님 생각하면 미안하다 하시는 분이다. 다른 사람의 방문을 지나치게 싫어하는 분...특히나 기자들...

새싹문학상의 수상자로 결정되었을 땐 시상식에 나가지 않아 여든다섯 살의 윤석중선생님이 직접 상패를 가지고 오셨는데 상을 받을 수 없는 입장을 피력하는 모습이 참 당당하시다.

과연 아이들만 생각하며 글을 쓰신 분이다...싶다.

요즘은 문단으로 나가기 위해 작품을 투고하고 수상을 하게 되면 그걸 계기로 문단에 나가는데 권정생선생님의 경우는 그를 쓴다는 데 만족하고 오로지 아이들을 위한 삶이 전부이다.

 

유언장에서 보더라도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쓰신 부분이 돋보인다. 어쩌면 혈육이나 가족들이 없어 외로울 것도 같았던 삶이지만 늘 동심속에서 살다가신 걸 생각하면 천국이 마음만은 천국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좋은 작품을 널리 읽히게 해준 것만으로 감사한다.

조금만 더 편히 사시다가 자신의 몸을 돌봤더라면 훨씬 더 많은 작품을 남겼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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