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 꽃 이야기 - 이야기가 있는 어린이 야생화도감
김태정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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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꽃은 참 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 꽃마다 담긴 전설은 너무나 애틋하고 그래서 전설을 읽고나서 그 꽃을 보면 눈물이 쏘옥 빠질 듯 하고 다시 보게 된다. 이 책에는 야생화를 싣고 있는데 눈에 익숙한 꽃이 많다. 20년 간의 시골생활이 어디 가긴 했을까만은 20년 시골 생활하고 나머지 20년은 도시에서 살다 보니 아는 거 반, 잊어버린 거 반으로 기억에 희미한 것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다.

참 아까운 추억인데 이리 잊혀진다는 게 억울하기도 하다.

 

시골 살 때 부모님 따라서 논 밭으로 다니다보면 나도 모르게 익힌 야생화가 꽤 되었다. 이름이야 지금처럼 표준어로 된 꽃이름은 아닐지라도 대부분 사투리로 가르쳐주셨지만 그래도 순수했던 것 같아 좋았다. 이중엔 집에서 키우던 것도 있다.

시골의 경우 야생에서 자라던 꽃들을 캐와 담벼락을  쭈욱 따라가며 심어놓으면 잘 자라 지나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곤 했다.

아주 흔한 닭의 장풀이나 쇠비름같은 경우는 지천으로 늘려 있었다. 그때엔 잡초로 여겨 밭에 심어놓은 농산물들 옆에서 자라고 있으면 뽑아내느라 참 귀찮았는데 후에 책에서 이런 것들의 쓰임도 알게되고 하니 다시 한 번 더 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엔 보기에 쉽지 않은 귀한 꽃들도 있다.

우리꽃이라고 서양에서 들어온 외래종에 밀려나 외면 받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우리꽃이 귀해진 탓인지 국립공원이 개인 사유지에서 애지중지 하는 야생화도 몰래 캐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마구 파헤치는 사람도 있다. 가치관의 차이일수도 있지만 작은 것부터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 자세가 참 중요하다.

 

우리꽃은 이름도 참 이쁘다. 너도바람꽃, 꿩의 바람꽃, 홀아비바람꽃, 쌍둥이바람꽃, 털동자꽃, 사위질빵,할미밀망 등...

친근하면서 재미나다.

사위질빵의 식물에 대한 소개는 있는데 전설이 소개되어 있지 않다.

내가 들은 사위질빵의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는 ...

어느 부잣집에 아들은 없고 딸하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그 딸을 시집보낼 나이가 되었지만 차마 하나 뿐인 자식을 멀리 보내지는 못하고 대신 부모 형제 없는 데릴 사위를 얻었다.

옛날엔 데릴 사위도 집안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처지였는데 집안일을 하는데 사위라고 먹고 놀 수도 없고 그러면 다른 하인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고 한다.

하인들과 똑같이 일을 하는 사위가 안 된 생각이 들어 장인 장모가 사위질빵으로 지게를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그 지게를 지고 일을 하러 가서는 나무를 한 짐해서 지면 사위질빵으로 만든 지게끈은 금방  툭 끊어져 사위는 빈지게만 가지고 내려오고 같이 간 다른 하인들이 짐을 나눠지고 왔다는 그런 말이 있다.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이 아마도 여기서 유래가 된 게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들에 핀 야생화는 거의   다 좋아한다.

작고 앙증맞아서 더 그리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것에  대한 애틋함이 나이가 들 수록 더 자리하는 것 같다. 우리의 산하... 잘 보존해서 후세도 우리와 같은 아름다운 산천에 우리 꽃들의 향기를 맘껏 맡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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