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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명화
사토 아키코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지난 달 중순엔 시립미술관에 전시를 했던 고흐전을 맨 마지막 날에 보러 갔었다.
덕수궁아래까지 긴 줄이 늘어서 있던 .. 행렬들에 기가 죽어서 대구에서 그곳까지 보러 갔다가 헛걸음치고 내려오면 어쩌나 했었다. 아마도 대기 행렬만도 2시간은 족하게 됐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 긴 줄을 기다렸다간 언제 집으로 올지 몰라서 헤라클래스 조각전까지 티켓을 끊어 들어가 한 번에 두 가지를 관람하고 왔었다.
허겁지겁 가서 집에 있던 고흐 관련 책자도 준비를 못하고 그냥 갔다. 책을 가지고 갔더라면 훨씬 더 유익한 시간이 됐을텐데 많이 아쉬웠다. 우리들이 책으로만 봐왔던 작품을 직접 눈 앞에 두고 볼 때...그 감동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라면 특히나 더 그럴 것이다. 그런데 유명화가의 전시는 보통 서울에서 전시를 하고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
무리해서 서울까지 가서 관람을 하는데 조용한 분위기에서 감상할만한 여유는 주지 않는다. 일렬로 선 행렬들 사이에 끼어 급하게 돌아보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좀 고쳐졌으면 좋겠다.
내 경우는 고흐전도 좋았지만 그 보다.. 작년에 한 모네전이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림의 색감 때문일까?
훨씬 더 안정감있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다가왔던 기억이다.
화폭도 커서 수련이 넓은 연못에 퍼져 있는 것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다. 양산을 쓴 여자나.. 여러가지 수련의 그림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했었다.
전부 여섯 개의 장으로 나눠진 이 책에는 각 장마다 꼭 알아야 할 명화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같은 화가가 여러 장에 반복적으로 소개된 경우도 있는데 그만큼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워낙 유명한 그림들이다 보니 그림 자체는 익숙하다. 하지만 그림을 보는 관점이나 시대적 배경 같은 것들엔 모르는 것이 많다보니 확실한 안목을 기르긴 위해선 노력해야 할 것도 참 많다.
성당에 다니다 보니 그곳에서 접하는 그림들도 종종 있는데 2장에 싣고 있는 그림은 신화와 종교에 관련된 명화다.
딱히 어느 장이 좋다할 것 없이 각 장이 모두 가슴 설레게 한다. 직접 접했던 그림들은 더 반갑고 아직 접하지 못했던 그림들은 다음을 기약하면서 머릿속에 넣어두고..
사물이든 인물이든 그 대상을 잘 표현다는 것은 사물과 화가 자신이 따로따로 떨어진 별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만큼 동화된 다음에 그리는 그림이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너무나 유명해서 그 그림이 이동할 때마다 화제가 되는 그런 그림들도 있다.
그림에 소질이 없어서 보는 것으로만 만족하지만 훗날에 기회가 되면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게 그림이기도 하다. 그림 한 점이 보는 사람들의 가슴에 아주 긴 여운을 남기게 될 때 제대로 된 그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 소개된 그림들이 대부분 긴 여운을 남기는데 기회가 되면 모든 작품들 다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