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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진 균동이 ㅣ 생각쟁이가 읽는 저학년 동화 1
이명랑 지음, 김영호 그림 / 웅진씽크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나보다 아들이 먼저 읽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균동이도 나처럼 똑같은 말을 듣고 사네..'
하는 것이다. 그 말인 즉슨..
"아이고, 우리 똥강아지~, 잘 잤어?" 혹은 " 우리 똥강아지 학교 잘 다녀왔어?" 등의 말인데 자기한테 똥강아지라 부르는 게 놀리는 것 같아서 싫다나..
그래서 종종 설명해준다. 그건 예뻐서 그러는 거지 결코 일부러 놀리려고 하는 말은 아니라고 예전엔 일부러 명을 길게 하기 위해 이름도 아주 천한 걸로 불렀다는 말도 해준다.
그래도 가끔 싫은 내색을 하긴 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난 가끔..아들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면서 "우리 똥강아지, 우리 똥강아지.." 한다.
아이들이 자신들에게 가지는 부모들의 관심을 대부분은 부담스럽게 여긴다. 특히나 사춘기엔 그 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균동의 경우 사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기자 여사의 공부공부에 적지 않은 심리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럴 때 짠하고 나타난 아이..최영식이다.
요즘 납치, 유괴로 세상이 어수선한데 먹을 것만이 아빠고 엄마고 친구라는 영식이의 말에 가슴이 짠해기도 했지만 그것이 다 아이에게만큼은 부모들이 겪은 힘든 과정을 겪지 않게 하려고 부모들이 밤낮없이 일 한다는 것도 좀 알아주었으면... 그러기엔 애들이 너무 어린 걸까?
우유가 먹기 싫어 작아져버린 영식이... 그 영식이는 마술 지우개를 이용해 자기 이름대신 균동이 이름을 쓰고 자기 이름은 지웠다. 그랬더니 영식이는 본래의 키로 커졌고, 균동이는 10cm 정도의 정말정말 작은 소인으로 모습이 변했다. 너무나 작아져 버려 엄마도 아빠도 균동이를 보지 못하고 몰래 집을 빠져 나간 줄 알게 되었다. 아빠의 모형 자동차를 타고 모험에 나선 균동이...
투덜투덜 투덜이 공주를 지갑에 넣어 목에 걸고는 바깥 세상으로 나서는데 균동이에게는 모든 게 거인국에 와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잊어먹기 아저씨를 만나 그곳에 갇혀있던 영식이를 만나게 되는데 이 아저씨는 5분 뒤에 일어났던 일도 잊어버린다. 그래서 영식이를 왜 잡아왔는지도 모르고 영식이가 가져다 달라는 쵸코릿과 먹을 것만 부지런히 날라다 준다. 밤이 되고 영식이와 균동이는 그곳에 갇혀 있는 게 무섭다.
그래서 필사의 힘으로 탈출을 한다. 영식이가 균동이집에 데려다 주어 무사히 집에는 돌아왔다.
엄마가 써놓으신 따뜻한 말 귀들...
집이 제일 편하고 따뜻한 곳이란 걸 인정한다. 평소에 엄마가 하셨던 말씀도 집 밖에 있을 땐 모든 게 그리운 것으로 기억되고...
엄마와 아빠가 밖에서 돌아와 밥공기 안에 숨어있던 균동이를 발견하게 되는데 작아진 균동이를 보고 엄마 아빠는 그래도 자식이기 때문에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한다. 또한 엄마는 균동이 대신 작아지겠다고도 한다. 마술지우개인 친구를 다시 작아지게 만들 수 없다고 하면서...
하지만 그날 밤...잊어먹기 대장인 납치범 아저씨가 우유 주머니에 있던 열쇠를 가져와 몰래 균동이 집에 들어와 균동이를 들고 나가려다 엄마에게 잡힌다. 그리고 엄마와 균동이가 다시 작아지고 커지고를 반복하고... 그 사이 마술지우개는 더 작아져 있다.
아주 작아져 버린 마술지우개에게 친구로 남고 싶다는 진심이 담긴 한 마디의 말..
이 말로 마법에 걸려 있던 황금머리 투덜 공주가 마법에서 풀려났다.
누군가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희생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만났을 때 마법에서 풀려난다고 했다. 균동이는 마술 지우개를 진심을 위하는 마음으로 한 말이 지우개는 마법에서 풀려나 원래 있던 곳으로 연기처럼 사라졌고 균동이는 더 이상 작아지지 않고 균동이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한다는 건 쉽지 않다.
부모와 자식간이 아니면 ... 희생은 더 힘들고...
작아졌던 균동이 덕분에 모든 게 잘 됐다. 이 세상엔 공부공부가 다 가 아니란 것도 알게 되고 꿈이 없던 균동이도 탐험가가 될 거란 꿈을 갖게 되고...
부모와 자식이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은 그런 계기가 된 것이다.
앞으로도 내내 행복한 균동이네 가족이었음 좋겠다.
다시는 작아지는 일 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