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
박기범 글, 김종숙 그림 / 낮은산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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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가 개를 키우자고 졸라댄지 벌써 몇 년째다.

물론 가끔 시골 외할머니집에 가면 실컷 만져보긴 하지만 자신만의 개를 가지고 싶은 거다.

그런데 도시에서 개를 키운다는 건 좀 힘들다.

집에서 늘 돌봐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키우면서 들어가는 부대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나중에 마당이 넓은 시골로 가게되면 사줄께...라고 했는데 언제 가능할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개는 키우는 건 좋은데 키우다 버리는 일은 좀 없었으면 좋겠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좋지 않은 병을 옮길 수도 있고 사람들에게 내몰리다 보면 점점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난폭해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사실 혼자서 길을 가다 개줄도 없이 혼자 돌아다니는 커다란 개를 보면 왠지 혼자 쫄아서 옆으로 바싹 붙어 걷는 경우가 있다.

겁이 많은 건지..괜히 성급하게 판단하고 그러는 건지 몰라도 종종 매스컴을 통해서 보도 되기도 하는 개와 관련된 사건을 많이 봐서 그럴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개를 그렇게 내모는 사람이 바로 우리라는 것이 문제다.

나의 이웃일 수도 있고, 때론 가족일 수도 있다.

태어날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잘 자라줬으면 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사람도 환경이 변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하물며 사고를 할 수 없는 개의 경우는 본능이 앞서기 때문에 너무 한쪽으로 내몰경우 많이 위험해 진다.

 

그리고 말이 와전되는 것처럼 미친 개 또한 정상적인 개에서 하루 아침에 몇 사람의 입을 통해 미친 개로 바뀌어 있었다. 영문도 모르는 채 돌멩이 맞고 뭉둥이 맞아가면서 멀리, 더 멀리 사람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이도 읽고 나서 해피앤딩으로 끝나지 않아서 참 그렇다...라고 말했다.

개를 키우고 싶어 안달인 아이가 한 마리의 개를 미친개로 내몰려 세상밖으로 던져지는 모습에 우울해하니 사람이냐, 짐승이냐를 떠나 누구나 좀 보듬어 주는 그런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일은 언젠가는 내게 커다란 무언가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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