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를 언급해 더 많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게 한 책, <바람과 그림자의 책>이다.
바람과 그림자? 바람은 내게 영향을 주긴 하지만 한 수간 스쳐가는 것이고 그림자는 나와 함께 한다고는 하지만 영영 내것이라고는 주장 할 수 없는 그런 단어다.
세익스피어 라는 대작가의 미발표 희곡...이라는 소재가 얼마만큼 흥미를 유발했는지...그 점에서 소재 설정은 성공적이다.
바람과 그림자..그리고 세익스피어가 어떤 상관이 있을까? 하고 분문으로 들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청년, 크로세티가 서점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 서점의 화재로 물에 젖은 고서적을 발견하게 되는 게 그 책을 다시 제본하는 과정에서 오래된 편지를 발견한다.
크로세티라는 현제 시점에 사는 청년,
17세기 브레이스거들의 편지,
그리고 다시 사건 의뢰를 맡아 하나하나 추적해 나가는 현재의 변호사인 나....
이야기가 세 사람의 생활과 주변 이야기들이 한 편씩 순차적으로 엮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다소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각각의 목소리로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와중에 이야기가 한 개의 고리로 연결딘다... 독자는 이야기들이 결국엔 보물지도나 세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에 모아진다는 걸 알고 있지만 다소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듯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작중 화자를 일인칭,3인칭...번갈아 가면서 써 가자면 작가가 얼마나 더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는지 모를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상상력이나 긴 호흡이 참으로 놀랍다.
다양한 성격을 가진 인물의 등장이나 평소 접해 보지 못한 암모 해독력, 그리고 보물지도는 정말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문장의 꼬리를 따라 읽어내려가는 눈길....
결과적으로 보물이란 건 없어 결말이 좀 싱겁다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브레이스거들의 편지는 17세기 문서라는 가정하에 읽는 거라 그런지 느낌이 남달랐다. 물론 역자도 우리 고문서을 참고해 되도록이면 고전적인 느낌이 나도록 번역했다고 하니 그 느낌이 우리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세익스피어에 관한 기록이 드문드문 인용되긴 했지만 지금껏 알려진 바와 크게 다른 게 없어서 그 부분에서는 갈증을 해소해주기에 좀 부족했다. 물론 소설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고문서로 된 브레이스거의 편지 부분이 내가 읽을 땐 나름대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결만 부분에 이 글의 화자 또한 정신 차리고 남편이나 아빠의 자리를 지키려 하는 모습을 보니까 앞에 언급된 수많은 심리적인 갈등이 해결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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