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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을 보고 꼭 우리 남매를 모아 놓아 놓은 듯 해서 아련하게 옛추억 속으로 빠졌다 나왔다.
우리 집은 7남매, 3남 4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11명의 대가족이 모여 살았다. 주인공인 일순이...처럼 좀 많이 억척스런 큰언니가 있었고 그 다음 작은 언니, 나... 동생들..
이름이 일순네처럼 수배열로 나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한 이름이 있어서 더 끌리는 책이었다.
언니가 동생을 키우고 또 그 언니가 동생을 키우고..내가 막내를 업어 키우고...이런식으로 일 나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우리도 늘 동생들을 업어 키웠다.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적어도 일순이 만큼은 아니지만 그 환경에 대해서 어느만큼 상상이 가는 그런 시골 마을에 살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다 자라 장성을 하고 서로들 옛이야기 하고 살지만 그 시절에 일순이처럼 초등학교만 마치고 돈벌이 떠난 친구들도 참 많았다. 생각해보면 다 좋았던 기억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의 기억이 좀 더 부지런히 살게 하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하는 것 같다.
나의 큰 언니도 중학교까지 마치고 직장을 구했는데 스스로 일하면서 공부해 대학까지 졸업했다.
그러면서 동생들 뒷바라지도 하고 자기 장래를 위해서 스스로 노력도 한 걸 보면 일순이처럼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엔 미처 맏이면 당연하다 싶었는데 자라면서 내가 살아보니 그게 아닌 것이 느껴졌다. 아이들이 자라고 그 아이들 뒷바라지만으로 허덕이게 되는 생활이 오래 전 큰 언니는 부모의 역할을 도와 자신보다는 동생을 위해 부모를 위해 맏이 역할을 더 충실히 한 듯 해서 참 미안하다.
사무실 한쪽에서 책을 읽는데 자꾸만 눈물이 새어 나왔다.
일순이의 인생이 불쌍해서도 울었고 동생들의 삶이 기구해서도 울었고 나중엔 동생들과의 우애 때문에라도...눈물이 나왔다.
어렵게 힘들게 동생들을 돌봐왔지만 동생들은 모도 참 반듯하게 키워놓았다. 그런 것들이 사랑의 힘이 아닐까 싶다. 부모를 대신해 헌신적으로 보살핀 동생들이 반듯하게 자라준 것이다.
오래 전 사진 중에 우리 7남매 중 5남매가 마루에 걸터 앉아 찍은 사진이 있다.
꼭 그 사진마냥..
표지가 참 정겨우면서도 가슴에 아련한 느낌으로 와 남는다.
오늘 같은 날엔 큰언니에게 안부전화라도 넣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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