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마을 전쟁
미사키 아키 지음, 임희선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며칠 전 올 수능이 치뤄졌다. 조카가 수능을 보면서 올 한 해 참 탈이 많았던 해 였다. 언니네 가족들이 조카에게 신경이 쏠려있었고 조카는 나름대로 입시에서 오는 압박감으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하는 걸 보면서 <입시지옥, 입시전쟁>이라는 말이 저절로 실감되었다.

다행이 수능 결과가 좋아 입시 전쟁이라고 하면 거기서 승자쪽이라고 해야 할까...

 

이웃마을과의 전쟁...

옛날에는 상부상조의 미덕이나 남을 위한 배려 같은 걸로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살았다지만 요즘은 일상 자체가 어쩌면 전쟁이 되어버렸다. 하루하루 뜀박질하며 사는 사람들, 남보다 뛰어나지 않으면 도태되어 버리는 사회 구조가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전쟁 속으로 밀어넣는 것 같다.

 

이 책은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치열한 전투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물론 주인공 또한 정찰업무라는 방식으로 전투에 가담하고는 있지만 직접 피부로 전쟁을 느끼거나 눈으로 확인은 못 한 채 전쟁이 끝나고 만다.

물론 책을 읽는 나도 전쟁 이야기는 어디서 나오지?? 하며 읽었지만 끝부분까지 직접적인 전쟁에 관한 말은 없다. 희생자는 있지만 전쟁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어쩌면 그래서 더 무서운 전쟁이 아닐까?

사람들마다 전쟁에서 주어진 업무가 따로 있다.

책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이야기 중에 ' 하수도 요금 징수원이 맨홀 뚜껑속은 한 번도 들여다 본 적이 없다'라는 말처럼... 

이 전쟁에서도 직접 전쟁에 가담해 무기를 소지하고 싸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며 전쟁 자체에 손끝 하나 드러내지 않고 머리로만 지시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또한 상부의 명령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에서 "전투 경험이 있는 자"로 나온 주임의 경우 전쟁에서 직접적으로 어떤 일을 하였는지 서술하고 있지 않지만 독자의 상상에 맡긴 점이 더 섬뜩하다.

'정해진 모양도 없고 정체도 알 수 없는 일상의 허무' 이 허무속에서 사람들은 전쟁을 만들어내 이익을 추구하기도 하고 이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좀 더 치열한 전쟁으로 뛰어든다.

아마도 미래의 세계는 이런 전쟁이 더 고차원적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좀 더 느리게 좀 더 여유있게 미래 사회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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