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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었더니 시가 되네! 폰카 동시
이묘신 지음 / 마음이음 / 2025년 7월
평점 :
『폰카 동시』 , 시와 사진 이묘신, 마음이음, 2025
일상이 시가 되는 폰카 동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 참 부럽다. 이번에 신간을 출간하신 이묘신 작가 역시 동화, 동시, 디카시, 그림책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시는 분이다. 몇 년 전 브로콜리숲에서 출간 디카시집 『마법 걸린 부엉이』는 참 신선했다. 이번에 『폰카 동시』라는 제목을 붙이고 나온 이 시집은 더 간결하면서 쉽고 재밌다. 아마도 많은 분을 폰카 시집의 세계로 인도하지 않을까 싶다.
이묘신 작가는 2002년 MBC창작동화대상에서 단편 동화 「꽃배」로 수상해 이후 2005년 「애벌레 흉터」 외 5편으로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2019년 동시집 『안이 궁금했을까 밖이 궁금했을까』로 서덕출문학상을 받았다. 출간한 책으로 동시집 『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 『너는 1등 하지 마』 『눈물 소금』 『별별동네』, 그림책 『어디로 갔을까?』 『쿵쾅! 쿵쾅!』 『후루룩후루룩 콩나물죽으로 십 년 버티기』 그림책으로 『강아지 시험』 등이 있다.
어디로 갈지
헷갈리게 하지 마
이러다 길을 잃겠어!
- 「이상한 화살표」 전문, (23쪽)
방향을 표시하는 화살표가 양방향으로 나 있다면 정말 헷갈릴 만하다. 어느 회사에서 선보인 상품인지 신발이 잘못했네. 아니라면 저 신발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인가?
엄마 감자는
성질도 급해요
땅속에 들어가기도 전에
아기 감자부터 낳았어요
- 「어떻게 키우려고」 전문, (28쪽)
보통 싹 난 감자는 많이 봤는데 싹 난 거에 더해 아기 감자까지 달고 있는 감자라니! 정말 성질 급한 감자다. 이런 장면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시로 만든 작가는 정말 한 수 위다. 이런 경우는 아기 감자는 따로 떼어내 땅에 묻어야 하나? 새로운 궁금증이 생긴다.
까만 씨앗들
방 하나씩 차지했다
빈방이
하나도 없다
- 「연꽃 씨앗」 전문, (90쪽)
읽자마자 “맞아, 맞아” “그렇지!” 하게 된다. 이번 『폰카 동시』에서는 이모티콘이 하나의 활자처럼 큰 활약을 한다. 주로 카톡 등에서 문자로 대화할 때 감정 표현의 또 다른 수단으로 사용하던 이모티콘을 종이책 안으로 들여놓으니 색다른 맛이 난다.
긴 글 읽기가 힘든 분이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 읽을 마음 먹기가 힘들지 읽기는 금방이다. 그만큼 쉽고 재밌다. 바로 시가 될 게 없나? 하나 휴대폰 들고 외출을 감행하는 분이 모르긴 해도 수두룩할 것이다. 『폰카 동시』에 읽은 것처럼 시는 멀리 있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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