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는 시계 돌개바람 11
발레리 제나티 지음, 김주열 옮김, 프레데릭 리샤르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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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들 둘에게 시계를 하나씩 사주었다. 물론 예전에도 시계는 종종 사주었다. 싸구려도 있었고 가끔은 일 이만원씩 하는 시계도 있었는데 이번엔 비교적 근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카드까지 동봉된 번호가 붙은 시계였다.

다양한 기능도 있었고 야광이 되거나 전자시계도 되고 일반 분침, 시침도 되는...

고르기를 아들이 직접 골랐는데 받아들고는 내게 전화할 때 떨리던 목소리를 기억한다. 거의 함성에 가까도록 소리치는 게 전화선을 타고 들려왔으니까...

 

그래서 그랬다.

시계 오늘 선물 받으니까 오늘 <키 크는 시계> 한 번 읽어봐...

그래서 앉아 천천히 책장을 넘기더니 하는 말이

"줄리는 무슨 여자 애가 이렇게 조심성이 없지?' 한다. 머리도 남자처럼 넘기고 처음에 남자인줄 알았다니까' 나도 그랬다. 처음엔 줄리가 남자인 줄 알았는데  차차로 보니까 줄리가 여자인 것이다.

처음 할머니의 유품이었던 시계를 받았을 땐 너무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누런 시계줄이며 낡은 시계..

아주 깔끔한 캐릭터 무늬의 야광시계를 원했던 줄리로서는 이만저만 충격이 아니었다.

 

마음에 안 드는 시계를 차고 놀이터로 호수로 다니다 잃어버린 시계...

아깝기도 했지만 대책을 세워나가는 모습이 어린 나이에 분별력이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산 시계를 차고 학교에 간 아들이 오늘 시계를 길에 떨어뜨려서 어제 산 시계의 윗 유리가 온데가 긁혀 흠집이 나 있었다.

하루만에 엉망을 만들어 오다니..

줄리처럼 잃어버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 준지 하루만에 엉망처럼 만들어 놓으니 너무 아깝다.

잃어버린 시계 때문에 생활 습관이 더 좋은 쪽으로 변하고 아이가 더 정신적으로 성숙된다면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겠다. 일부러 잃어버지 않은 이상은 손목에 붙어 있을테니 말이다.

 

아들도 내일부턴 좀  성숙되려나?

망가진 시계로 제목을 붙여 오늘 학교에 있었던 일을 적어보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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