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곡천...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땐 연곡천이라는 곳이 강원도에서 연어들이 사는 곳인가 보다...했다. 사실 연곡천보다는 남대천이 더 귀에 익어서 연곡천에 연어가 있는 줄은 몰랐다.
책을 읽고 나선 남대천보다 연곡천이 더 가슴에 와 닿는데..참 희한도 하다.
마지막을 덮을 때는 책에서 상그런 숲 내음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으니까...
연어와 함께 알에서 깨어나 가문비 나무 엄마의 품에서 자라고 엄마 품을 떠나 동해바다- 알래스카- 베링해- 캄차카반도- 오호츠크해를 지나 다시 태어난 곳으로 4년만에 돌아오기까지 함께 하다 보니 그 긴 여정이 보통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연어의 이동 경로 표시해 보기>
사람도 나고 자라서 자신의 터전을 떠나 객지에서 일을 하고 노후엔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찾아 오는 경우도 많지만 연어라는 이름을 가지고 민물과 바다를 왔다갔다하는 어류는 아마도 다른 어종보다 훨씬 더 적응력이 빨라야 할 것이다. 책에서도 적응력이 빠르다고 되어 있긴 했지만...
<2005년 울진 민물고기 전시장 갔을 때 사진 뒤적여서 연어 찾아보기>
2년 전 울진의 민물고기 전시장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엔 연어들의 인공 부화장도 있는데 책을 읽다가 그 부분에선 가슴이 뜨끔했다.
자연적인 것이 아닌 강을 죽기살기로 거슬러 올라온 연어를 잡아다 배를 갈라 알을 꺼내고 그 위에 정액을 뿌려 인공적으로 부화시키는 방법이 잘 하는 것인지...
이건 그래도 어차피 연어는 알을 낳고 나면 일주일 안에 다 죽는 거라서 인공적으로 꺼내서 부화시키면 다른 것들에게 잡아 먹히지는 않으니까 좀 잔인하긴 하지만 부화시켜 어느 정도 자라면 다시 방류한다는 점에서 연어를 살리는 길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무작위로 작살을 이용하거나 그물을 이용해 연어 잡이를 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너무나 밉다.
가만 두면 멸종에 멀지 않은 것들이 참 많을 듯 하다.
그만큼 사람들이란 뭔가 새로운 것들을 수없이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수없이 멸종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연어가 사는 곳>
이 책에선 가문비 나무가 연어의 엄마로 나왔고 숲이 연어의 집이라 했지만 우리들이 사는 지구에서 모든 것들이 풍성해지기 위해선 지구 전체가 집이고 사람 하나하나 엄마, 아빠가 되어 보살펴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가 건강하게 살고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힘없고 나약한 것들까지도 멸종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숲과 나무, 연어들처럼 자신들의 삶에 충실하면 우리의 삶은 한결 아름다울 것이다.
아들은 이 책을 읽고 연어는 어류에 불과하지만 참 대단하다고 말했다. 엄마인 숲이 한 이야기처럼.. 연어가 목숨을 걸며 긴 항해를 거쳐 다시 돌아오기까지... 그 만만찮은 여정이 아이에게도 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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