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에 그려지는 무대 모습이 꼭 우리집 아침 풍경이다. 내가 아들을 향해 한눈 팔지 말고 빨리빨리 가~~ 라고 문을 향해 소리치면 아들은 내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세월아, 네월아... 하고 느릿느릿 간다. 그걸 보면 난 또 조바심이 나서 한 번 더 소리친다. 어서어서 가라구... 아마도 아들을 둔 부모라면 ... 한 번 쯤은 있을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서두는 그렇게 대개 아들 둔 집의 풍경으로 시작했다면 본문은 ... 상상력이 많은 아이들의 모습이다. 작가가 뒷부분에 잠깐 언급했듯이 학교 오가는 길에 나와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나와 수없이 대화를 하면서 학굣길을 다녔다는 말이 있다. 나 또한 거의 1시간 거리를 수없이 걸어다녔다. 그래서 내 안의 내가 수도 없이 내가 초대하지 않았는데도 나타나 나에게 이야기를 걸고 가끔은 괴롭히고 가끔은 즐겁게도 해주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3학년인 아들이 내게 그랬다. "엄마, 왜 자꾸 내가 뭘 하려고 하거나 하면 머릿속에 하지말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내가 두 사람 인것 같아."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 소릴 듣고 한참 웃었는데... 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그런 상상력은 아이들이 커서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내가 어린 시절 그랬던 것처럼... 아마도 작가가 다니던 학교 옆에 낡은 빈집이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그 빈집을 보면 도깨비가 상상 되었고 그러다 보니 큰 도깨비가 만들어지고 지우는 도깨비와 어울리는 어느 사이 엄마 말 안 듣고 학교도 빼먹고 도깨비와 달나라도 가고 버스도 타고 로켓도 타는 도깨비 아닌 도깨비가 되어 있다. 도깨비에서 사람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큰 도깨비를 찾아 나서는 지우와 빗자루 도깨비...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찾은 큰 도깨비는 지우와 빗자루 도깨비가 한 사람이라나 뭐라나...^^ 상상속의 나와 또 다른 나인 셈이다. 그래서 변할 필요도 없는 ... 상상속에서 깨어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지우는 상상력이 아주아주 풍부한 어린 소년인 모양이다. 아이가 참 재미있어 했다. 자신도 종종 하는 상상속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공감이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