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읽기 시작해 오늘 아침 출근길에 책을 들고 나섰다가 만원 버스 안에서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재미도 있었고 어느 부분에선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그러다 버스를 두 정거장이나 지나쳐 내리게 되었다. ㅠ.ㅠ
아주 고요한 아침 공기를 가르쳐 책 한 권을 들고 천천히 걸어가며 읽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건 신선이나 하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오늘 아침 내가 그랬다.
이 책에서 나온주인공 로베르토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이다.
중학생, 초등학생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읽다보니 갑자기 가슴이 울컥하고 하고 그랬나 보다.
어쨌거나 전쟁이란 건 어떤 이유도 다 무시하고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미 한 번의 전쟁을 경험한 우리나라도 아직 분단국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을 키워 군에 보내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끌려간 전쟁터...
몇 년전에 봤던 영화<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처럼 피난길에 잡혀 간 것도 아니고 영화를 보러 갔다가 잡혀 갔으니 더 기가 막히고 무자비했다.
"이 어린 것이" 하는 생각들 때문에 가슴이 자꾸 쓰라렸다.
유대민족의 압박에 관한 책 중에 <별을 헤아리며>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도 같이 읽으면 더 좋겠다.
친구 사무엘을 전쟁 중에 잃고 포로에서 도망쳐 고향으로 가는 길에 자원입대한 군에서 탈영한 이탈리아 군인 한 명을 만나 같이 배를 타고 노를 저어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살아남는다.
그리고 서로 맹세한다.
주머니 속의 돌처럼...새로운 도시를 세우는 필요한 돌이 될 거라고..
어린 로베르토의 마음에서 불타오르는 반전에 대한 각오...
아마도 로베르토의 훗날은 파르티잔으로서의 삶으로 더 고단하겠지만 이런 로베르토가 모이고 모여 오늘날 비교적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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