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까지 톡톡 상상 동시집 32
문근영 지음, 민지은 그림 / 상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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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까지 톡톡/ 문근영 시/ 상상/ 2024

 

 

쉽고 재밌게 쓰면서도 감각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문근영 시인이 출간한 동시집 개구리까지 톡톡이다. 2024 아르코창작기금에 선정되어 출간한 동시집으로 표지를 보면 겨울 시작인 이 계절에 봄이 방안으로 쑥 밀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책장을 펼치면 그동안 작품으로 봐왔던 문근영 시인의 톡톡 튀는 발상을 만날 수 있다.

 

문근영 시인은 201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동시집 연못 유치원, ! 이럴 수가, 두루마리 화장지, 깔깔깔 말놀이 동시(공저)를 냈다. 눈높이아동문학상, 금샘문학상, 목일신아동문학상, 비룡소 동시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모든 경기는/ 앞으로 나가야 이기는데// 뒤로 물러서야 이긴다//으라차차!// 벌렁 나자빠지고도/ 통쾌하게 이긴다//

- 줄다리기전문 (12)

 

참 쉬운 말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다. 줄다리기를 해봤거나 경기를 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학교 운동회 때 주로 했던 경기 종목 중의 하나로 단체로 달라붙어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줄을 당겨보지만 앞으로 질질 끌려갈 때는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 6행으로 마치 줄다리기하듯 통쾌함을 선사하는 시다.

 

우리 강아지/ 얼마나 컸는지/ 재 보자 하며// 시골에 갈 때마다/ 할머니가 나를/ 세워 놓고// 벽에/ 가로로 금을 긋는다// 할머니가/ 그려 놓은 금/ 양옆으로 세로금을 그었더니// 벽에/ 대나무 한 그루 우뚝 섰다// 나를 따라 크는/ 대나무//

- 내가 키우는 대나무전문 (36~37)

 

할머니 집 벽에는 아이가 시골 갈 때마다 키를 재 본 금이 생긴다. 그 가로로 그은 금을 세로로 연결했더니 대나무가 되었다는 시로 할머니의 사랑이 담겼다. 가로 금은 대나무 마디처럼 할머니 집에 올 때마다 쑥쑥 커 가는 아이 모습에 온 가족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한 장면도 그 마디 안에 녹아 있을 것이다.

 

차들이/ 줄지어 들어가는 / 주차장// 개미굴 같다// 개미는/ 먹이를 물고/ 들어가던데// 차는/ 그냥 가기 뭐해서 그런지// 앞차 꼬리를/ 물고 간다//

- 지하 주자창전문 (78)

 

큰 지하 주차장은 꼬불꼬불해서 길 찾기도 힘들다. 지하 주차장을 개미굴에 비유한 발상이 재밌다. 또한 차가 쭈욱 줄지어서 들어가는 모습을 꼬리 물고 들어간다 했다.

 

씨앗 톡톡/ 잎눈 톡톡/ 꽃눈 톡톡/ 겨울잠 자는 벌레 톡톡// 삼사월엔/ 굼벵이도 석 자씩 뛴다는/ 할머니 말씀// 봄비 저도/ 들었나 보다// 땅속 개구리까지 톡톡/ 깨우러 다니느라// 정신없겠다/ 참 피곤하겠다//

- 노크전문 (82~83)

 

표제작인 시다. 봄비가 내리면 바깥 기운이 하루하루 달라진다. 앙상한 가지에 뾰족뾰족 꽃눈도 터지고 아무것도 없던 땅에서 빼꼼하고 고개 내미는 푸른 새싹도 보인다. 그게 다 봄비의 바지런함이다. 쉬지 않고 톡톡, 깨우러 다녀서.

 

문근영 시인은 등단해서부터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데 쉽고, 재밌고, 통통 튀는 자신만의 색깔이 잘 드러난다. 이번에 출간한 개구리까지 톡톡역시 문근영 시인의 작품을 읽어본 독자라면 많이 반가워할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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