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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 - 쌍둥이 글자 동시집 ㅣ 브로콜리숲 동시집 54
임창아 지음, 나다정 그림 / 브로콜리숲 / 2023년 12월
평점 :
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 임창아 동시집/ 브로콜리숲/ 2023
제목처럼 쌍둥이 글자 동시집이다. 2023 대구지역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으로 출간된 동시집으로 같은 글자 두 개가 딱 붙어 다니는 게 눈으로 보기에도 형제처럼, 남매처럼, 또는 자매처럼 든든하게 보인다. 어떤 일이 닥쳐도 머리 맞대고 헤쳐나갈 것 같은 모양새다.
임창아 시인은 2004년 《아동문예》에서 동시로 등단했으며 2009년 《시인세계》에서 시로도 등단했다. 시집 『즐거운 거짓말』, 동시집 『담과 담쟁이와 고양이, 『부엉이를 만났다. 산문집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 등을 냈다.
엄마가 바지락을 씻는데
깔깔한
바지락과 바지락이 깔깔 웃어요
얼마나 열심히 놀았으면,
아이고, 더러워
시커먼 뻘 좀 봐!
비비고 문지르는데
깔깔깔 깔깔깔
간지럼 많은 건
나나 바지락이나 마찬가지인가 봐
목욕탕에서
깔깔한 타월로 엄마가 내 겨드랑이 빡빡 밀 때처럼
아파 죽겠는데도
뭐가 웃겨서 그러는지
자꾸자꾸 깔깔 웃음이 나요
「깔깔」 전문 (12~13쪽)
집 먼저 바꾸고
자동차는 나중에 바꾸기로 해 놓고
차에 진심인 아빠가
차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아빠가
사고를 쳤어
아차!
이를 어째
피곤하니 차차 이야기하고
지금은 자자고 하는데
차일피일 아빠 어떡해
차차라는 말
엄마가 싫어하는 거 알면서
이를 어째
엄마 몰래 새 차 산 아빠
오래오래 피곤하게 생겼어
그 불똥 나한테도 튈 게 뻔한데
나도 피곤하게 생겼어
-「차차」 전문 (78~79쪽)
쌍둥이 글자에 푹 빠져서 쓰게 됐다는 51편의 알밤 같은 동시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아마도 혼자인 사람이 읽으면 짝을 찾아 나서지 않을까도 싶다. 둘이서 할 수 있는 게 그만큼 많고 든든하다는 걸 쌍둥이 글자가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휴가 남아 있어 책 읽기 좋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