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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요?'
이런 질문을 한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지 않을까?
자아가 생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서 부터 호호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그 기다림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우리 생활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이니까...
표지에 달이 멀리 떠 있고 지구별에서 의자에 팔을 괴고 뭔가 생각에 잠긴 앰버의 모습에서 무엇을 그리 골똘히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크레파스를 덧칠한 듯한 느낌도 드는 표지 그림..
앰버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은 걸로 봐서 아빠를 기다리는 일이 그리 즐겁지만은 아닌가 보다.
유치원 생인 앰버는 매번 아이들이 다 돌아간 다음에도 복도 끝에서 아빠를 기다린다.
늘 늦는 아빠를 기다리는 일에 지루한 나머지 혼자만의 기다리는 방법을 터득했는데 그것이 상상의 날개를 펴는 일이다.
그래서 이렇게 아빠를 기다리는 앰버대신 아빠를 달나라에 데려다 주고 아빠에게 앰버를 기다리도록 하고 싶다는 상상을 한다. 물론 아빠뿐만이 아니고 이 세상에서 늦게 아이를 데리러 가는 모든 아빠, 엄마를 대상으로 아이들을 무등태워 다니게도 하고 싶다.
뒤늦게 온 아빠에게 앰버는 "기다리는 건 겁나고 쓸쓸한 거'라고 말한다
이 한 마디가 그동안 참았던 앰버의 마음을 다 드러내는데 가슴이 짠해져 온다.
나도 가끔 아이를 기다리게 한다. 주로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기다리긴 하지만...
빨리 오고 싶어도 일이 끝나지 않았을 때 부모 마음도 같이 동동 거린다는 걸 아이는 알까?
내 경우는 이미 아이가 많이 자라서 좀 기다린다해도 집에서 자기 할 일을 하기 때문에 괜찮은데 기다리고 있는 대상이 아주 어린 아이라면 ... 신경을 더 많이 써야 겠다.
그래도 누군가 기다릴 사람이 있다는 건 내게 찾아올 사람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을까? 다정하게 아빠 손잡고 아빠에게 무등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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