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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송이가 부른다 ㅣ 아꿈 동시선 2
서향숙 지음, 김지영 그림 / 아꿈 / 2023년 8월
평점 :
『포도송이가 부른다』/ 서향숙 동시집/ 아꿈/ 2023년
서향숙 시인의 신간 동시집 『포도송이가 부른다』가 아꿈에서 출간되었다. 판권에서 “아꿈”이 전라도 광주에 있는 출판사라는 걸 알았다. 지역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라 더 반갑다. 서향숙 시인의 『포도송이가 부른다』를 다 읽고 눈을 감으니 책 속에서 만났던 토끼, 쇠똥구리, 호수, 구름, 달, 포도, 보물선, 그림자 등 다양한 것들이 친구하자고 찾아온다. 서향숙 시인이 소개해준 친구 몇을 만나러 가 보자.
서향숙 시인은 조선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아동문학평론 동시 부문 시인상, 새벗문학상 동화 부문으로 등단해 방정환 문학상, 광주문학상, 광주・전남아둥문학인상, 한국동요음악대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연못에 『놀러온 빗방울』, 찰칵, 『내 맘 다 찍혔겠다』, 『자음 모음 놀이』, 『서향숙 동시선집』, 『땅속 거인』, 『바글바글 무지개 마트』, 『하품하는 땅』, 『날개달린 사자』, 『하늘 바위』, 『날아라 돌고래』, 『시골 빈 집에』 등이 있다.
포도송이가 부른다
보랏빛
그림자를
온몸으로 받아
품었다.
초록빛
생각들은
알알이
영글었다.
그림자가 아니다.
이젠…….
-「포도송이가 부른다」 전문 (61쪽)
밤하늘 까만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별들이
바둑을 둔다.
누가 더 반짝이는지
서로 자랑하려고
이쪽에서 반짝
저쪽에서 반짝.
시합이 끝나고
바둑돌들을 쏟아내자
다 함께 반짝이며
흐르는 은하수.
-「바둑 두기」 전문 (67쪽)
아기 눈사람
참 발 시렵겠어.
은지는
쬐그만 신발
가지고 나와
아기 눈사람에게
신겨주었어.
다음 날
엄마랑 놀이터에
나가보니
아기 눈사람은
어디로 가고
혼자 남겨진
은지 신발.
-「눈사람 신발」 전문 (99쪽)
작가가 마음을 나누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고 넘치는 기쁨이 있다고 시인의 말에 적은 것처럼 시인의 동시를 읽으면서 시인이 느꼈을 느낌이나 감정, 마음을 나눠 읽는 이 기분, 독자가 되어야만 느낄 수 있다. 포도밭의 포도송이는 입에 달콤함을 가져다주지만, 『포도송이가 부른다』는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짧은 동시 속에서도 마음의 ‘성장’이라는 것이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