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수집가 푸른사상 시선 178
추필숙 지음 / 푸른사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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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필숙 시인의 신간, 시집 《골목 수집가》

동시, 동화, 그림책에 이어 시집까지 출간하다니 진정 능력자다. 읽다 보면 시인이 옆에서 조잘조잘 시에 대한 시작노트 같은 걸 끝도 없이 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 일까?

시인의 눈길이 닿은 장소를 눈으로 따라 가며 추필숙 시인의 마음을 읽는다. 밝고, 사람 기분 좋게 만드는 성품이 시에도 스며 있어 시 한 편씩 읽을 때마다 시인을 대하는 기분이라 입꼬리가 올라간다.

골목에 내놓은 고무대야에 파꽃이 피었다

양파나 마늘만큼 맵지는 않지만

다가가면 제법 매운 흉내를 낸다

파에서

파생한 것들

어쩌면 파를 심은 사람이

파를 잊은 건 아닌지

파의 한 생이 저 혼자 흔들리고 있다

제풀에 핀 건 아니더라도

밑도 끝도 없이 핀 건 아니더라도

모든 시작은 저 안에 있을 것이다

대쪽같이 살다 스스로 속을 비우더니

제대로 멈춘 저 꽃을 보라

70쪽 <파꽃> 전문

일반 독자들이 좋아할만 한 시가 많다. 고개 끄덕거리며 《골목 수집가의 책장을 넘기다가 다시 작가가 궁금해 찾아보는 일이 생길 것 같은 시집이다.^^ 골목의 이야기, 이웃의 이야기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읽히는데 결코 사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이야기가 압축된 시에서 많은 독자들은 위로와 공감을 얻으리라 본다.

추필숙 시인은 2002년 [아동문예] 문학상으로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지은 책으로 청소년 시집 『햇살을 인터뷰하다』와 동시집 『얘들아, 3초만 웃어봐』 『새들도 번지점프한다』, 『일기장 유령』 등이 있으며, 장편 동화 『방과후 탐정교실』을 펴냈다. 오늘의동시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구미에서 추필숙 책방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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