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그릇
공광규 지음, 안태형 그림 / 바우솔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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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색감이 정말 풍부한 그림책을 만났다. 그것도 시 그림책이다.

공광규 시인의 시 그림책에는 시는 정말 짧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자신이 하늘 그릇이 된 거 마냥 막 가슴이 넓어지고 모든 걸 품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이게 이 시가. 이 시 그림책이 가진 마법이 아닐까.


"하늘은

큰 그릇이다"로 시작해 처음에는 그릇의 역할에 충실해서 무언가를 계속 담는다. 하지만 곧 그 그릇에 담았던 것을

비우기 시작한다. 해, 달, 별, 은하수, 구름, 비, 바람, 눈, 비행기, 까치, 잠자리, 먹물까지.

제일 마지막 행 "우리 아기 눈에 아침을 담으라고" 그 모든 것을 비운다. 아기는 그만큼 우주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하늘 그릇의 보이지 않는 대범함도 읽힌다.

이렇게 짧은 시에 따스하고 긴 여운을 담아 내는 것은 공광규 시인의 마음이 아닐까. 전에 읽었던 <얼굴 반찬>이라는 시가 좋아서 이 분들의 다른 시도 종종 찾아 읽었는데 시 그림책은 또 다른 맛이다.


제일 뒷부분에는 영문으로 번역한 <하늘 그릇>을 실었는데 외국인들도 우리와 같은 감정으로 읽힐까? 좋은 건 여럿이 읽어야지.

모처럼 공광규 시인의 시 그림책 하늘 그릇에서 호연지기를 느껴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공광규 시인은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 윤동주상 문학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디카시작품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담장을 허물다>는 2013년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되었다. 시집으로 《대학일기》,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 《소주병》, 《말똥 한 덩이》, 《담장을 허물다》, 《파주에게》 등이 있고 산문집과 어린이를 위한 책도 다수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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