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흙집짓기 - 원형흙집짓기
고제순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일주일만에 흙집을 짓는다구? 라고 반문을 하면서 손에 든 책이다.

흙집...

얼마나 친근한지..

내가 맨처음 태어난 곳은 초가집이었고 흙집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 슬라브로 지붕을 바꾸었으니 내가 기억하는 우리집은 원형이 아닌 사각의 흙집 생활을 20년 가까이 한 것이 늘 유년의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 안에서 겨울엔 아궁이에서 감자나 고구마를 구워먹고 여름엔 마당에서 멍석깔고 저녁을 먹고 모닥불 피우고, 하늘의 별 헤아리던 그런 기억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반가웠다.

유년의 기억과 앞으로 돌아가고 싶은 날들이 합쳐져서 그런가 보다.

 

이 책은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 고제순님이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던 중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어디로 가고 있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라는  자기 반문에서 집 짓기가 시작되었다고 적고 있다.

일주일동안 집을 짓는 과정이 조목조목 나열되어 있는데 무턱대고 일주일만에 지을 수 있는 게 아니고 그 전에 자신이 지을 집에 대한 모든 조사가 끝나야 한다. 건축자재나 도구 등 자잘한 준비까지 완벽하게 갖춘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일곱째 날 너와 얹기로 일주일만에 흙집 짓기가 끝나는데 마무리 작업은 일주일 안에 넣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보름은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상적인 것은 바닥에 공병을 까는 것이 열을 보관해 두는 의미라는 점이다. 별로 쓸모없이 생각하는 재료들을 이용해서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구들장도 음양의 조화를 생각해 놓았다. 예전에 우리 시골집 구들장도 그러했는지... 우리의 조상들도 음양의 조화를 생각해서 집을 지었다지만 이만큼 과학적이면서 조상들의 지혜까지 이용해서 집을 지었을까? 싶다.

커다란 통유리며 둥근 지붕과 찰주가 참 마음에 든다. 이런 집이라면 몸안에 나쁜 병이 안 생길 것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원형 황토집의 마무리가 끝난 내부도 사진이 실려 있었다면 훨씬 더 이해하기 좋겠다는 생각이다.

도면이나 과정도 중요하지만 살고 있는 모습 내부 인테리어 등에 더 많은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가끔 아는 사람끼리  모이면 나이 들면 어디 조용한 곳에서 황토집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자주 하는데 누구나 마음에는 있는데 여러가지 여건상 도시에 눌러 살고 있을 것이다. 도시에서도 땅만 조금 있다면 시도해 보지 않을까?

톱밥화장실로 땅과 수질을 살리고 태양열로 난방을 하고 한 채의 집으로 자연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자연에 더 닮아갈 수 있다면 그래서 하나뿐인 우리의 지구를 건강하게 만든다면 이 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여건이 되면 흙집에서 우리 가족 나란히 누워 매일밤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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