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를 넘어서는 친구

여섯 살 친구 ㅣ 우리 그림책 41
루치루치 지음 / 국민서관 / 2022년 10월

 

나는 시골에서 자라 이사는 자주 하지 않았는데 아이를 키우면서는 여러 가지 형편상 이사를 자주 했다. 아파트에 살다 주택으로 이사했을 때 작은 아이는 많이 울었다. 그 기억이 날 때마다 지금도 마음이 아프긴 한데 그 생각이 나서 그림책에 나오는 6살 연이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살던 동네라고 이사를 왔지만 요즘 시골 동네에는 애들 보기가 힘든 게 현실인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새로운 동네가 마음에 안 드는 연이는 동네뿐만 아니라 모든 게 마음에 안 든다. 울고 떼쓰다가 엄마와 같이 이사 떡을 돌리러 나간 연이, 바로 옆집에서 76살, 최순이 할머니를 만난다. 무려 70살 차이나는 할머니.

 

 

엄마가 옆집 할머니께 맡기고 연이를 맡기고 이사 떡을 돌리러 간 사이 할머니는 연이에게 먹을 것이며 만화 보는 것을 권하지만 연이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놀이터에 가고 싶다는 연이. 할머니 놀이터 가려고 나서는데 할머니도 어느새 6살 연이 친구로 변신해 있다. 

둘은 친구가 되어 같이 인사하고 마트 가서 군것질하고 개한테 놀라 도망도 가고, 선물 가게 구경도 하며 놀이로 가 그네, 시소, 미끄럼틀, 흙 놀이를 신나게 하고 막대사탕까지 사이좋게 나눠 먹는 사이로 변했다.

 

나이 차를 뛰어넘어 친구가 된 두 사람, 연이는 단 하루 만에 이사한 동네가 좋아질 것 같다고 한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사하게 된다면 연이처럼 마음에 드는 친구 한 명만 있어도 동네에 정을 붙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여러 컷으로 된 그림이 그림책임에도 만화를 읽는 기분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연이와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그림책에서처럼 아이와 어르신이 친구처럼 지낸다면 어르신은 심심하지 않아 좋고 아이들은 어르신으로부터 여러 가지 예의나 인성을 배울 수 있어서 이점이 있는 것 같다. 

작가가 만화가를 꿈꾼 이력이 있어서 어쩌면 그림 구성도 나눠진 컷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독자로서는 다양한 표정 변화나 장면 변화를 볼 수 있어서 좋다. 색감 편안해서 다 읽고 나면 연이와 최순이 할머니의 모습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는다. 할머니와 친구가 되고 싶은 어린 친구들에게 여섯 살 친구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