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얼흥얼 흥부자 고래책빵 동시집 20
이준관 지음, 윤지경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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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얼흥얼 흥부자/이준관 시, 윤지경 그림/고래책빵/2021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이 동시집 가득

 


이준관 작가의 등단 50주년 기념 동시집으로 출간된 흥얼흥얼 흥부자는 머리말에서 등단 50년을 정리하고 다시 새롭게 출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생 어린이를 위한 동시를 쓰겠다는 약속을 지켜서 기쁘다며 코로나19로 힘들 때 흥얼흥얼 흥이 많은 흥부자의 아이들처럼 세상이 흥겨웠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동시집에 담았다고 한다.

책을 펴낸 이준관 작가는 정읍에서 태어나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과 1974년 심상 신인상 시 당선으로 시와 동시를 써오고 있다. 동시집으로는 씀바귀꽃,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쥐눈이콩은 기죽지 않아, 등이 있고 시집으로는 가을 떡갈나무 숲, 천국의 계단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길을 갈 때도 흥얼흥얼

그림 그릴 때도 흥얼흥얼

숙제할 때도 흥얼흥얼

 

친구와 다퉜다가도

금새 친구와 머리 맞대고

콧노래 흥얼흥얼

 

너 흥부처럼 흥이 많구나

그럼요, 당근이죠

 

승희는 흥얼흥얼 흥부자

누구라도 승희를 만나면

승희처럼 흥부자가 되죠

 

- 흥얼흥얼 흥부자전문 24~25

 

우리 민족이 흥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를 하는 탓에 서로 만나지 못하고 흥을 풀 수 있는 장소 또한 드물기 때문에 다들 우울해한다. 그래도 성격이 타고난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 긍정적이고 흥겹다. 승희처럼. 기분만이라도 흥얼흥얼 흥부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작가의 시에 보탠다.

 

 

그래도 그 삼천 원으로

요걸 살까

조걸 살까

궁리하는 할머니 얼굴에

 

잠시 머문다

행복한 미소가

 

- 행복한 미소일부 67

 

집 근처에 고물상이 있다. 매일 폐지며 재활용품을 리어커 가득 싣고 와 파는 사람이 있다.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안 되지만 돈을 받아 돌아설 때의 표정만큼은 큰돈을 벌었을 때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동네 가게 앞 평상에 앉아

할머니들이

학교에 간 손주를 기다린다

 

손주 자랑이 한창이다

-우리 손주는 시험 백 점 맞았대

-우리 손주는 미술 대회 일등을 했대

 

가만히 있던 은서 할머니가

-우리 손주는 날마다

내 아픈 다리 주물러주고

허리 밟아준다우

 

할머니들이 부러운 듯

은서 할머니 바라본다

 

- 손주 자랑전문 68

 

공부 잘 하는 손주는 늘상 바쁘다. 학원으로 과외로 다니려면 할머니는 손주 얼굴도 보기 힘들다. 공부는 보통으로 하더라도 함께 살며 할머니를 생각해 다리 주물러 주고 허리 밟아주는 손주가 할머니는 대견하고 좋다. 이웃 할머니들이 부러워하는 것처럼 정은 자주 봐야 나는 것이다.

동시집 속의 승희는 마음이 참 예쁜 아이다. 작은 풀꽃도 돌아볼 줄 아는 아이고 흥도 많다. 동시집 많이 읽으면서 자란 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칫 우울해질 수도 있는 시기다. 방학이지만 마음대로 밖에 나가 놀 수도 없는 여건이 더 그렇다. 이럴 때 동시집 한 권으로 마음을 살살 달래보자. 시들해진 흥이 흥얼흥얼 흥부자처럼 다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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