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세계는 참 풍부하면서도 다양함으로 가득하다. 전혀 낯선 아이들이 처음 만나 친해지기까지 금방인 걸 보면 어른의 사고나 관습 같은 것들이 얼마나 굳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낯을 많이 가리는 나 역시도 그렇다. 금방 친해지지도 않고 친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말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세계는 또 금방 싫증을 내고 그 싫은 감정이 얼굴에 금방 나타나기도 한다.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를 금방금방 행동으로 얼굴 표정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그만큼 감정의 변화도 빠르다.
요즘 아이들은 굳이 어딘가로 가지 않아도 재밌는 것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할아버지 할머니댁에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애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가 애들을 예뻐하고 아이들에게 많이 맞춰주시지만 집에서 자유롭게 노는 것만 못 하다고 여기는지 조금만 자라면 할아버지 할머니에 가는 걸 크게 반기지 않는다.
여기 <일요일, 어느 멋진 날>의 주인공 '클레망틴'도 엄마, 아빠를 따라 할머니집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하고 따라 나섰는데 크게 좋아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아빠는 얘기한다.
"'네, 고맙습니다'. 또는' 아뇨, 괜찮습니다.' 라고 예의 바르게 말해야 해.
식탁 위에는 팔꿈치 올리지 말고, 특히 너무 소란스럽게 굴면 안 돼.
할머닌 나이가 많으시니까."
식탁에서 엄마가 속삭인다. "팔꿈치 내려야지"
이런 예의가 아이들 입장에선 싫은 것이다. 그래서 클레망킨은 슬그머니 집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