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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걸어요 서울 성곽길 ㅣ 시간을 걷는 이야기 3
김영미 지음, 김종민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6월
평점 :
우리 같이 걸어요 서울 성곽길/ 글 김영미, 그림 김종민/ 키위북스/2021
누군가와 같이 걸어 보고 싶은 길이 있다는 건 행복한 것이다. 그 대상이 누구이건 간에 행복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 같이 걸어요 서울 성곽길』은 아빠와 아들이 함께 서울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주변 풍경에 대해서,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부자지간의 돈독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에서 많은 아빠와 아들이 이 책처럼 주변 성곽을 찾아 나설 것만 같아 흐뭇하다.
“문의 이름은 창의문, 나이는 자그마치 육백스물다섯 살! 서울의 북쪽에 있는 작은 문이라서 북소문이라고도 부른대요.”
중간중간 삽입된 역사적인 내용이 오히려 더 편안하게 읽힌다. 너무 학습 위주였다면 아이들도 읽기 싫어했을 수도 있는데 이 책은 본문에 실린 수채화 그림처럼 누가 읽어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이 장점이 아닐까 한다.
“성곽은 장난감 블록을 닮았어요. 네모난 돌을 차곡차곡 쌓아 만들었으니까요. 키 다른 담장마다 조그만 창이 나 있고 기와집처럼 각진 지붕도 있네요.”
이 대화에서 예전 생각이 난다. 아이들과 서울 남산에 올랐는데 저렇게 담장에 네모난 돌을 쌓고 담장마다 조그만 창이 나 있어서 그곳에서 아이들이 먼 곳을 바라보는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다. 서울이라는 거리 때문에 바로 서울 성곽길을 걷기는 힘들겠지만 대구 근교 가산산성길이나 대구 시내 달성토성길이라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 꿈틀댄다. 이게 책이 가진 힘이 아닐까?
그런데 아빠, 이상한 게 있어요.
저 창에서는 가까운 산기슭이 보이는데
이 창에서는 왜 먼 산줄기가 보이는 걸까요?
안에서 보면 낮은 담장인데
밖에서 보면 고층 아파트처럼 높고요.
고개를 갸우뚱하자 아빠가 말씀하셨어요.
“성곽을 이렇게 지은 건 도성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멀거나 가까운 곳에 외적이 있는지 샅샅이 살피고
함부로 성벽을 넘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거지.”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 걸으면서 보이는 궁금한 내용을 아빠에게 바로 물어볼 수 있어서 주인공이 부럽다. 마지막을 보면 이 걷기가 계속 이어질 것을 암시하는데 걸음으로써 건강도 지키고 부자지간의 정도 두터이 하는 걷기 시간이 꼭 무엇을 하라, 해야한다가 아니더라도 많은 독자가 하고 싶게끔 하는 힘이 있다. 뒤에 실은 서울 성곽에 담긴 역사와 의미도 읽을거리가 되어 준다.
*이 책은 허니에듀 카페와 키위북스에서 제공 받은 책으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