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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점수를 줄 거야! ㅣ 해와 같이 밝은 동화 9
박소명 지음, 조히 그림 / 해솔 / 2020년 8월
평점 :
『엄마에게 점수를 줄 거야』/박소명 글‧조히 그림/해솔/2020
박소명 선생님의 동화가 출간되었다. 박소명 선생님은 시와 동화를 쓰고 계시고 광주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황금펜 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오늘의 동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뽀뽀 보다 센 것』, 『올레야 오름아 바다야』, 『꿀벌 우체부』 등이 있고 동화로는 『슈퍼울트라 쌤쌤보이』, 『흑룡만리』, 『알밤을 던져라』 외에도 다수가 있다.
『엄마에게 점수를 줄 거야』는 가람과 시내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에서 아빠가 실직을 하게 된 이후의 일상을 그린 동화다. 가람이가 언니지만 동생인 시내보다 작아 시내가 언니로 많은 사람이 오해를 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시내가 입던 옷과 신던 신발을 언니인 가람이가 오히려 물려 입고 물려 신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가람이는 가람이 대로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
“언니가 돼서 참아야지. 언니가 양보해야지.” 자라면서 동생을 둔 독자라면 많이들 들어본 말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 시절도 많이 생각났다. 동생이 많았던 탓에 내 것도 별로 없었고 내 시간도 별로 없었다. 자랄 때 그런 부분이 불만으로 남았는데 이 책은 동생한테 치이는 언니 가람이에게 마음이 갔다.
엄마에게 불만이 생길 때마다 엄마에게 점수를 매기는 가람이 마이너스 1000점까지 주기로 주기로 하고 점수를 매기는데 엄마한테 주는 마이너스 점수가 팍팍 는다.
블링블링한 원피스 안 사줘서 –100점, 자꾸만 가람이 보고 누굴 닮았는지 모른다고 해서 –200점, 시내 운동화 신으라고 해서 –100점, 시내만 예뻐해서 –50점, 같이 새 자전거를 사달라고 했는데 키가 큰 시내가 자전거가 작다고 할 때는 인정하는 듯 하다가 가람이한테는 탈만하다고 해서 –300점, 그런데 어린이날 선물로 새 자전거 한 대만 선물 받았다. 둘이 같이 타라는데 시내가 자전거에 자신의 이름을 적으려고 하다 둘이 싸우고 식탁에서 싸우고 그러다 혼나고 집을 나온 가람이는 –3000점을 엄마에게 줄 거라고 말한다.
혼자 돌아다니다가 공원에서 어미 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를 떠올리는 가람이.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버릴 리 없다. 왜냐하면 엄마니까. 아기를 버리는 엄마는 없을 테니까.”
우산 씌워준 할머니를 만나 지구대로 간 가람이, 가람이 엄마, 아빠, 시내까지 단숨에 달려와 가람이를 걱정해줬다. 집에 온 가람이에게 엄마는 욕조에 따스한 물도 받아주고 넘어져 다친 다리에 소독약도 발라주며 후후 불어주었다.
그보다 더 가람이를 감동시킨 건 엄마에게 불만이 생길 때마다 적은 수첩에 엄마가 적은 글씨였다.
“엄마가 주는 가람이 점수
엄마는 가람이를 땅만큼 하늘만큼 우주만큼 사랑해. 널 낳고 엄마랑 아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엄마가 주는 가람이 점수는 무한대 더하기 무한대!!”
엄마가 글을 곱씹으면서 눈물이 핑 도는 가람이. 가끔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 별일 아니었던 걸로 서로 날 세우고 화내고 했던 일이 눈 녹듯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 걸 보면 서로 평소에 많은 대화로 마음을 확인하고 상대를 많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둘째 같은 첫째에게도, 늘 둘째인 아이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사실 부모는 언제나 너희를 사랑한다고. 언니, 오빠도 마찬가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