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동네 비상벨 브로콜리숲 동시집 7
박승우 지음, 유루시아 그림 / 브로콜리숲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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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대다. 독자들은 많은 정보들 가운데서 잘 판단해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골라 읽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박승우의 동시집 나무동네 비상벨(브로콜리숲)은 다르다. 짧은 단시 91, 4부로 구성된 이 동시집은 읽다보면 배추 속고갱이를 먹듯이 동시 속고갱이를 읽는 느낌이랄까? 짧은 데도 재미와 생각거리를 남겨준 걸 보면 영락없는 동시 천재다. 한 편 한 편을 고개 끄덕이며 읽고는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읽게 한다.

박승우 시인은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2007매일신문신춘문예로 등단해 푸른문학상, 오늘의 동시문학상, 김장생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고, 동시집 백 점 맞은 연못, 생각하는 감자, 말 숙제 글 숙제, 구름버스 타기(공저)가 있다.

몇 편을 소개해 본다.

 

도시 별들이

시골로 전학 갔다

 

학군 좋은 곳에서

별들이 더욱 빛난다

 

10별들이 전학갔다전문

 

시골에 살아본 사람은 안다. 밤하늘에 별이 얼마나 초롱초롱 빛나는지를. 별들에게 있어 좋은 학군은 대도시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 아니라 시골이다. 자신의 자리를 아는 것이다. 사람도 자신이 있을 자리에서 더 빛난다.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도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하네

 

신발까지 신고도

밖으로 나가보지 못하네

 

23식탁 의자전문

 

우리 집 식탁 의자도 발에 맞는 투명 신발을 신겨놨는데 걸음마조차 못 해 봤다. 이 시를 읽으니 식탁 의자에게 미안하다.

 

 

눈사람은

어른으로 태어나서

어린애가 되어간다

오줌도 싼다

 

38눈사람전문

 

눈사람을 굴려 한쪽에 세워두며 어른 눈사람이나 아기 눈사람이나 똑같이 해가 뜬 다음이 조금씩 조금씩 오줌을 싸다가 없어진다. 누구나 공감 가는 내용이라서 읽으면 자기도 모르게 고개 끄덕거리게 된다.

 

안 읽고 넘어가면 후회할 재밌는 시가 동시집에는 훨씬 더 많다. 나무동네 비상벨 제목은 어디서 나왔는지 꽃샘바람과 소금쟁이는 뭐라고 이야기 하는지 야옹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게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이 책에 다 있다. 짧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고 교훈과 재미와 감동이 있다. 동심이 필요한 어린이와 어른 일상에서 웃음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 동시집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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