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걸린 부엉이 빛그린 동심집 1
이묘신 지음 / 브로콜리숲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카시집의 교과서

 

마법 걸린 부엉이/이묘신/브로콜리숲/2019

 

작가를 포함해 일반도 디카시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요즘이다. 그중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공모한 지역우수콘텐츠에 선정되어 작품집을 낸 이묘신 작가의 작품집 마법 걸린 부엉이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포착을 잘한 사진과 그 사진에 맞는 촌철살인 같은 시어 그리고 원고지 모양 디자인의 편집까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작품집이라고 할까. 암튼 마음에 쏙 드는 작품집이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장면 하나를 포착해 글로 엮어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제일 첫 장에 나오는 바랭이 잡초 사진만 해도 그렇다. 갈라진 시멘트 바닥에 난 바랭이 풀 한 포기다. 이 사진으로 작가는 시멘트 바닥이 찍어져 있다 바랭이풀이 기워주고 있다라고 썼다. 떨어진 나뭇잎은 바닥이 가을을 꽉 붙잡고 있다한두 줄짜리 짧은 디카시가 이렇게 재밌다니 참 신선하다.

줄에 널린 오징어는 어부 아저씨 일은 끝났다 이젠 바람 네 차례다! 해님 네 차례다!” 맞다. 어부 손을 떠난 오징어는 다 말라 시장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바람과 해님에게 역할이 넘어간다. 흙을 담고 있는 비료 포대는 일하고 싶어 근질근질이다. 자루에 고구마를 심어 캐먹어 본 적이 있다. 포대에 담긴 흙이 뭔가를 품고 싶어서 근질근질할 거란 생각이 하니 웃음이 난다. 신발 한 켤레에 심어진 다육이는 화초에게 딱 맞는 신발을 신겨주었다이다. 전에 도자기를 배울 때 신발 모양을 만들어서 다육이를 심은 적이 있는데 그 생각이 난다. 딱 맞는 신발을 신겨주었다고 혼자서 뿌듯했던 기억이다.

시가 짧다 보니 사진과 함께 봐도 금세 끝나버려 아쉬운 시집이다. 다카시가 궁금한 독자들이 교과서용으로 이 시집 소장해도 좋겠다. 신선한 재미가 한가득인 이 시집을 많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