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들의 세계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18
김자미 지음, 안예리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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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들의 세계

 

 

김자미 작가의 여우들의 세계를 만났다. 한집에 사는 딸과 엄마 그리고 할머니 세 여우의 이야기를 동시로 풀어낸 시집이다. 제목만큼이나 여우들의 세계는 흥미진진하다.

이 시집을 낸 김자미 작가는 2007년 부산아동문학 신인상, 2013년 부산일보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월간 어린이와 문학에 추천되었다. 지은 책으로 달복이는 힘이 세다, 옛이야기 밥이 있다.

딸이 없는 난 여우들의 세계가 아닌 늑대들의 세계만 있을 뿐이지만 여우들의 세계가 갑자기 너무나 부럽다. 시집을 여는 첫 번째 여우는 제일 어린 여우다. 그다음은 할머니 여우, 마지막을 엄마 여우가 장식했다. 여우들마다 자기 색깔이 드러나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열두 살 여우가/열다섯 살 여우 방에 들어가/쌍꺼풀을 만들고/립스틱을 바르고/옷을 입었다 벗었다여우들의 세계일부분

어린 여우와 늙은 여우가 함께 하는 모습이다. 편들어 주는 여우가 있다는 것은 세상을 다 얻은 것만큼이나 힘이 되는 일이다.

벗었다 신었다 입었다 걸쳤다/맸다 들었다 꼈다 뺐다/삐딱빼딱 하루에도 열두 번/변덕을 부려야//국가대표급/여우//” 국가대표급일부분

국가대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저 정도는 해야 국가대표급 여우라 할 수 있겠지.

할머니, 구둣가게 할아버지 좋아하죠?/좋긴 뭐가 좋노!/그래 놓고선 꽃구경 갔다.//언니, 찬이 오빠 좋아하지?/미쳤나!/그래 놓고선 영화 보러 갔다.//, 달복이 좋아하지?/그런 애를!/달복이랑 떡뽁이 먹으러 갔다.// 거짓말전문

여우들은 감추는 게 특기다. 할머니도 언니도 나도 여우의 특성인 감추기를 하면서도 자기 할 건 뒤로 다 한다.

내는 이제 여자도 아이다/그래 놓고선 화장하고/꽃무늬 블라우스에 빨강바지/요래 비춰보고/조래 비춰보고/실룩샐룩 나갔다가/후다닥 들어와/향수 칙 뿌리고/봄바람처럼 나가시는/우리 할머니// 할머니는 여자다전문

할머니도 여자다. 가꾸는 것은 나이가 어리나 많으나 마찬가지로 여자의 본 모습이다.

예쁘다/나이를 먹으면/‘곱다가 되지//나는/‘예쁘다그러고//할머니는/‘곱다그러거든//

예쁘다와 곱다전문

나이가 든 사람에게 어울리는 말은 예쁘다보다 곱다.

엄마가 볶는 참깨/고소한 맛은//동네 한 바뀌도 못 돌고/사라지는 맛//언니랑 지지고 볶아대는/꼬순 맛은//지구 한 바퀴 돌고 와도/남아 있는 맛//날이 갈수록/새록새록한 맛// 꼬순 맛전문

꼬순 맛은 시간이 지나면 날아가는데 앞으로 살아갈 날, 추억을 쌓을 날이 더 많은 나와 언니가 볶은 꼬순 맛이 더 오래 가기 마련이다.

여우랑 곰이/결혼을 한 대//말이 돼?/말이 돼.//우리 엄마 아빠를/.// 사랑하니까전문

사랑은 여우랑 곰이 결혼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집안이 만나 문화와 습관이 다른 삶을 서로 양호하고 조율하기도 하고 크게 한바탕 뒤엎기도 하면서 그렇게 곰과 여우는 서로 닮아가면서 곰도 여우도 아닌 사람이 된다. 물론 그 자식은 곰과 여우로 태어난다.

더 많은 여우들의 세계를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책에서 힌트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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