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3을 볼 때에도 정말 재미있다고 주위에 말했는데, 1923은 1883보다 몇 배는 더 재미있다. 눈을 뗄 수가 없다.

그저 더튼 가문의 생존 고군분투기일 뿐인데, 사자의 공격, 표범의 공격, 아프리카 대형 코끼리의 공격에서 살아남고, 그나저나 이 엄청난 장면들은 어떻게 촬영했을까. 바다에서는 상어와 물고기들의 공격에서 살아남고, 배에서 살아남고, 아무튼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1883에서 대자연의 공격과 무서움 속에서 살아남아 1923이 되어 더튼 부부는 정착을 했지만, 이제 그들을 노리는 건 자연과 동물을 비롯해서 또 다른 인간들이다. 20년대에는 문명이 본격적으로 인간의 품속으로 들어온다.

말을 밀어내고 자동차가 들어오고, 세탁기와 라디오가 처음 등장하면서 쇄국과 개방이 부딪치고, 불법과 합법이 역시 부딪치는 시대다.

이 시대에는 법이 나타났지만 인종차별은 극에 달했고, 성직자가 하느님의 이름을 달고 인종을 차별한다. 아시아 인이 백인과 결혼했다 하여 폭행하고 잡아가고, 성직자들은 인디언은 이교도 집단이라며 폭행에 폭행을 일삼고 죽여 버린다. 그리고 기도로 자신의 잘못을 대신한다.

흔히 말하는 개독교의 본모습을 잘 보여준다. 누군가를 죽이고, 때리고, 사기치고 난 후 기도하고 하느님을 찾고 용서받았다고 하는 모습들.

1923은 크게 세 부류의 이야기가 한 군데로 모아진다. 1883에서 정착한 더튼 부부의 농장 지키기, 영국 어딘가를 떠돌던 스펜서 더튼이 알렉산드라와 더튼 가로 돌아오는 이야기. 그리고 성직자들에게서 구타를 매일 당하고 죽음 직전까지 갔던 인디언 소녀가 성직자들을 죽이고 도망가는 이야기.

이들의 이야기가 처절하다 못해 분노와 동정심을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1923 시리즈가 정말 미국이 잘하고 잘 만드는 방식이다. 촬영은 기가 막히고, 배우들의 연기는 그 캐릭터에 빠져들게 만든다.

더튼 가를 노리고 인간과 인간의 대립은 살 떨리게 살벌하여 심장이 선득선득하다. 1883에서 보여줬던 인간을 가장 고립시키고 좌절하게 만드는 건 자연이다.

가뭄 속에서 토지 갈등으로 인해 분쟁이 일어나고, 원주민을 향한 백인들의 잔인한 박해와 엄청난 인종차별의 장면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더튼 부부의 헤리슨 포드와 헬렌 메린. 동생으로 나오는 브랜든 스클래너와 줄리아 슐래퍼와 인디언 소녀의 연기는 손에 땀을 짜내게 만든다.

1883에서 딸 엘사로 나온 이사벨 메이가 자꾸 등장인물에 이름이 뜨는데 시즌 1에는 나오지 않는다. 1883에서 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1923 시즌 2에서 나온다는 말인데 어떻게 나올까. 이 모든 시기를 거쳐 최고의 재미를 선사했던 캐빈 코스터너의 옐로우 스톤 시리즈로 이어진다. 이제 시즌 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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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욕하면서도 이걸 계속 보고 있다. 이런 내가 정말 싫다. 이젠 내용은 모르긋다. 내용이 산으로 들로 바다로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막 가고 있다.

시즌 1에서 셰릴의 죽은 오빠의 시체를 발견하여 범인을 찾는 것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범인 찾는 건 안중에도 없고 할리우드의 여러 영화와 시리즈의 이야기가 마구 섞여 있으며

빨간 망토 차차가 로빗 훗이 되어 화살을 쏘기도 하고, 그동안 베티를 괴롭혔던 연쇄살인마의 연락은 아버지였고, 베로니카를 배신한 아버지 때문에 남친인 아치가 형무소에 들어가고 거기서 감옥 파이터를 하다가 아버지에게 빡친 베로니카가 술집을 경영해서 아버지 마약 거래에 대들고,

그러다가 아치가 감옥을 탈출해서 베로니카와 서로 죽고 못 산다며 붕가붕가 하고 다음 날 아치는 먼 여행을 떠나고,,,

여행길에 처음 들린 집에는 남자들은 없고 여자 둘 만 있는데 저녁을 얻어먹고 또 큰 언니와 아치는 붕가붕가를. 이 미친놈은 도대체가.

그러다가 큰 언니에게 삽으로 맞아서 기절하는데 베로니카 아버지에게 아치를 줄 테니 우리 아빠와 오빠를 달라 뭐 이런 전개. 큰 언니로 라일리 코프가 나온다. 엘비스 손녀다.

시즌 3에는 흑화 하는 게임이 학교 대대로 내려오는데, 그 게임을 하면서 전부 오컬트로 진입을 하는데 하하하. 그러니까 부루마블인가? 브루마블인가? 그 게임의 어둠버전 정도 되겠다. 게임 그대로 현실에 반영된다.

그래서 내용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내용이 뭔지 보면서도 코베이는 식이다. 점점 리버데일에서 틴에이저가 자꾸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계속 된다.

킹 받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베로니카는 얼굴 표정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말하기 전부터 얼굴에 이미 표정이 말을 하는 그 미국식 일그러짐 때문이다. 호주인의 영어는 그렇게 얼굴표정부터 나오지 않는다.

다른 미국 드라마를 봐도 그런 식으로 심하지 않다. 유독 심한 미국 애들이 있다. 말보다 표정이 먼저 언어를 하는 그 미국식 대사. 베로니카는 밑의 입술과 밑의 턱, 밑의 치아가 윗입술보다 약간 나왔다.

그래서 말을 엄청나게 하는데 말이 입 앞으로 빠져나오는 게 아니라 막 위로 올라가는 느낌이다. 얼굴을 무진장 찡그리면서 말을 하니까 정말 킹 받는다. 이 시리즈는 이렇게 킹 받으면서 짜증 내며 보는 자신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시즌 3, 7화부터 주술 오컬트 장르로 변경된다. 악마 같은 존재가 등장하고 집단 무의식에 걸리고, 동성애가 잔뜩 나오며 여전히 배신과 원망 그리고 의리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지속된다.

앞으로 갈수록 트윈 픽스처럼 예전의 배우들이 계속 나온다. 라일리 코프를 시작으로 지나 거손 등, 아무튼 미국의 유명한 영화, 시리즈를 죄다 끌어와서 오마주 했기 때문에 미드나 영화를 많이 보고 좋아했다면 도전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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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보는데 자꾸 다음 장면이 생각나는 게 중반쯤 가니 나는 이 시리즈를 분명하게 봤다. 보지 않고서 다음 장면이 자꾸 떠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른다. 몹시 몰입해서 봤기에 분명 봤다면 리뷰를 작성해 놨을 텐데 또 찾아보니 어디에도 리뷰가 없다.

그렇다면 보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한데, 이렇게 강력하게 몰입해서 보면 기록을 했을 텐데 이상하기만 하다. 아무튼 이 시리즈는 회당 러닝타임이 길지 않고 시리즈도 7화로 깔끔하다. 그러나 결말이 모호하며 열린 채로 끝이 난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시리즈로 아호스의 라이언 필립이 총괄제작을 맡아서인지 정말 보는 내내 졸깃졸깃하다. 물론 갑갑한 부분이 곳곳에서 몰입을 방해한다.

하지만 저택으로 한정 지어 놓은 공간, 그 저택이 굉장히 넓고 큰 데다 온 동네 사람들이 전부 기묘하고 인간이면서 인간 같지 않게 보이게 리듬을 타고 죽 끌고 간다. 그리하여 주인공 딘과 노라는 점점 미칠 지경이다.

꿈에 그리던 주택을 구매하지만 협박 편지가 계속 오고, 그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마치 딘과 노라를 중간에 두고 빙 둘러싼 동네 사람들 같기만 하고, 형사, 부동산 중개업자, 모텔 주인 모두가 이상하면서 범인 같다.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죽어 나가고, 저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곳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딘은 조여 오는 이 환장함에 점점 이상해진다.

딘은 회사에서도 자꾸 밀려나면서 딸과의 충돌로 결국 해서는 안될 말들이 오고 간다. 파산지경에 이르면서 노라 주위 사람들은 딘과 헤어지라는 가스라이팅을 계속 당하고 노라는 편지를 보내는 범인이 혹시 남편 딘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한 회 당 나오는 범인이 점점 달리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약간의 갑갑함을 버틴다면 괴물이 나오지 않는 아호스의 스릴러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까지 범인이 모호하게 끝나는데 실제 사건도 미제사건으로 끝나 서다.

보다 보면 누가 누구와 손잡고 벌인 사건이라고 생각이 들면 그 사람의 생각이 맞을 수 있고, 다른 의견을 낸다면 또 다른 의견이 맞을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의심에 의심을 하고 그 의심에 또다시 의심을 입히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의심하게 되기도 하는 시리즈 [어둠 속의 감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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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는 현재 양가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 되었다. 아시아의 천재 코믹배우인 동시에 코믹 그 이면, 그 너머의 아픔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배우가 되었다.

주성치는 좋아하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나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또 없다. 그의 여성편력이 심한 인간적인 면도 폭소와 비애를 오가는 영화 속에 묻혔기에 주성치라는 이름 석자는 이제 머리에 특별한 배우로 각인되어 있다.

주성치의 영화는 1부터 10까지 폭소유발이 가득하지만 그 이면의 배경에는 항상 그래야만 하는 슬픔이 잔뜩 깔려 있다.

영화는 홍콩의 란타우라는 섬에서 무림을 떠나 쿵후를 가르치는 사부, 원화의 수양아들 ‘브루스 초우’라는 이름의 소룡(주성치)으로 시작한다. 원화는 브루스 리를 너무나 존경하여 수양아들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이소룡이라는 이름은 홍콩인들, 중국인들에게 어려운 시대에도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힘 같은 것을 지니고 있다.

소룡은 동네에서 당구만 치고 쿵후는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늘 혼나는데 사부의 사제가 찾아오고 그를 따라 홍콩이라는 대도시로 나가서 당구로 사부의 집을 빼앗으려는 무리를 이긴다는 내용이다.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부와 동네 사람들을 소룡이 각성한 후 멋지게 당구로 끝내 버린다.

땅을 되찾는 기를 받기 위해 원화에게 등에 사자성어를 새기는 장면은 정말 코믹하다. 둘 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 모두 근엄한 분위기, 있는 힘을 쥐어짜 내 원화는 일생일대의 사자성어를 새기지만 옆에서 글자가 오타가 났다고 하는 바람에 지울 수 없는 글자에 X 표기를 하고 옆에 다시 쓰는 장면은 정말 큭큭큭이다.

특유의 혀 내밀기 맛세이 신공부터, 어릴 때부터 싸움으로 우정?을 다졌던 모순균과의 주먹다짐 등 주성치의 재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사부는 동네에서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사람이다. 아픈 사람은 무료로 치료해 주고 서민을 챙기는 선인이다.

대도시의 당구도박에서 패배는 모두를 지옥으로 빠트리는 좌절을 맛보게 한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 들어가면 비극이라는 게 딱 드러난다.

주성치의 광팬이라면 희극이 끝나고 비극이 도래했을 때 설핏 여러 감정이 들어 코끝이 찡 할 수도 있다. 감독이 첩혈쌍웅의 이수현이다. 화려했던 홍콩 영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주성치의 [도성타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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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가 이 영화가 아닐까 싶다. 왜 저메키스 감독은 영화를 많이 만들어내지 않을까. 저메키스의 영화는 전부 재미있고 좋은데 말이야. 92년도에 나왔다고 하기에는 그래픽 기술력이 대단하다.

이 영화는 갖다 붙일 수 있는 영화적 수식어는 다 붙여도 된다. 코미디, 스릴러, 판타지, 거기에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영화다.

영화 속 마법 약물을 판매하는 라일로 나오는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이번 넷플의 젊은 회복 프로젝트 우당탕기 [더 뷰티]에도 나왔다. 영화를 다시 보니 어? 하는 장면도 눈에 들어왔다.

1년 전에 나왔던 [나 홀로 집]에서 케빈이 티브이를 통해서 총질 소리를 높여서 밖의 피자 배달원을 깜짝 놀라게 하는데, 버림받아서 나이 들고 뚱뚱해진 골디 혼이 경찰들이 집 앞에 왔을 때 리모컨으로 그 비슷한 장면을 계속 돌려본다.

하지만 그 장면은 영화 속 메릴 스트립이 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으로 오마주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대화 중에 [멀홀핸드 드라이버]라는 대사를 하는데, 다음 해에 데이비드 린치가 [멀홀랜드 드라이버]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었다. 상관관계는 없으나 이래저래 관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영화에서는 무엇보다 메릴 스트립의 표정연기다. 표독한 표정에서부터 그러거나 말거나 하는 표정, 네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 마음은 아니지만 네 앞에서는 슬퍼줄게 하는 표정 같은 표정을 기가 막히게 짓는다.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며 영원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과 사는 것은 지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부딪치는 장면 또한 좋다.

브루스 윌리스의 죽음은 자연의 섭리를 따랐다. 자식을 두고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추모하는 행복한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바라보는 추악한 불명의 삶.

기발하면서도 아 하며 탄식을 자아내는 영화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가 아닌가. 몇 번을 봐도 재미있는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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