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들어도 이건 거짓말이라는 걸 아는데 지속적으로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독 그러는 사람들을 싸잡아 정치인이라고 하자. 정치인은 다 들키는 거짓말을 어째서 지치지 않고 하는 것일까. 정치인은 단상 앞에서 누가 들어도 뻔 한 거짓말을 한다. 설령 후에 고개를 숙여(숙이지도 않고, 숙이더라도 대상이 다른 경우가 많다) 사과를 할지라도 거짓말을 한다.

마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

연말이 되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뒤집어엎는다는 기사를 매년 본다. 도대체 왜 세금 낭비해 가면서 도로를 파헤쳐 엎어 버리냐고 사람들은 욕을 한다. 시, 군, 구, 각 구에서 보도블록을 뒤집어엎으면 지방 뉴스에 나오게 되고 다른 구에 사는 사람들은 욕을 한다. 같은 지역구라고 해도 지역구가 생각보다 크다.

살면서 자신의 지역구를 다 돌아보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있을 만큼 살고 있는 지역구가 크다. 따라서 한 블록만 떨어져도 누가 사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뉴스에서 연말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구의 도로를 뒤집어 보도블록을 다시 깐다는 기사를 접하면 구청장이 그래도 열심히 일을 하는군, 같은 생각을 한다.

구청장은 다른 지역구 시민들이 자신을 욕을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욕을 많이 해서 뉴스를 타며 자신의 지역구에 살고 있는 구민들에게는 업적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 이런 행적, 이런 업적이 쌓이고 쌓여 다음 재선의 발판으로, 더 나아가서는 중앙 정치 무대로 옮겨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그렇다면 국민들을 개 열받게 하는 거짓말을 정치인들이 왜 하는지 감이 온다.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은 국민들의 분노 따위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보이는 화면 속에서 그저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된다. 국민들의 분노에 일일이 답해주기보다 자신의 섬기는 절대 권력의 눈에 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절대 권력이란 사람은 자기 바로 위의 권력자이기도 하다.

자신의 거짓말 같은 메시지가 딱 한 사람의 눈과 귀에 들어가서 절대 권력이 자신에게 눈길을 준다면 거짓말 따위 백번도 더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 국민의 화? 대중의 분노 같은 것보다 정치인은 한 사람의 눈에 들면 된다. 절대 권력자의 눈에 들기 위해 하는 거짓말은 심지어 진실이라고 믿는 정치인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치인이 왜 국회에 많을까. 그건 국회의원이 너무 쉽게 되어서 그렇다. 편하게 국회의원이 되다 보니 마치 출퇴근하는 회사원처럼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국민들 위에 자신이 있다고 권력을 휘두르는 정치인도 있다. 어디서 뭘 하는지도 모르게 지내다가 4년이 지나면 다시 표를 얻으려고 사람들 앞에 굽신 거리며 나선다.

그 말은 공론화되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 토론 한 번 없이 지역에서 표를 받아 국회의원이 된 정치인이 너무 많다. 일반인이 생활하면서 정치인을 실제로 보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국민이 화를 내는 그 속에는 정치인들의 거짓말이 가장 큰 문제다. 오래전 정치인들은 겉으로는 서로 앙숙이지만 나라에 큰일이 닥쳤을 때는 국민을 위하는 마음은 비슷하여 서로 도와주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지금은 볼 수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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