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뱀파이어 소녀와 찌질한 인간 소년의 일상탈피 소동극이다. 찌질한 모습이 계속 나오는데 그에 맞지 않게 배경 음악들이 음산하고 주인공들의 모습과 달리 너무 공포를 들려 주려하지만 찌질한 뱀파이어와 찌질한 인간의 찌질한 모습을 보여 줄 뿐이다.
이 영화는 불란서 영화답게 종알종알 웅얼웅얼 같은 느낌이 계속 깔려 있다. 불란서 영화들이 대체로 예술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어서 재미로만 따지면 우리가 알고 있는 재미에서 떨어진 재미를 찾아야 한다. 나 그래도 퐁네프의 연인들은 아주 좋았다.
이 영화는 보면 뱀파이어 세계나 인간 세계나 주류에 끼지 못하면 참 살아가기 힘들다는 걸 보여주고, 딸 사랑, 딸 바보 아빠는 뱀파이어도 똑같다는 것 그리고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 역시 아들이 부당 대우를 받으면 교장에게까지 한 소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사샤는 대장성 과민 증후군 같은 병에 걸려 송곳니가 나지 않고 인간을 보면 동정심을 가지면서 사샤의 음식, 인간의 피를 부모가 책임지는데 힘들어한다. 생계를 책임진다는 건 인간이나 뱀파이어나 짊어진 과제이며 헤쳐나가야 할 숙제다.
따돌림 때문에 죽고 싶은 폴과 폴을 죽이고 싶지 않은 사샤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까. 자괴와 함께 본능과 욕망을 무시하는 삶을 살고픈 청춘들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싶다.
이 둘을 사회와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에게 이입을 하면 공감이 확 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귀엽지만 귀엽지 않고, 쿨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킬러들의 수다, 멋진 악몽, 하얀 어둠처럼 제목을 보면 나타나는 휴머니스트 뱀파이어의 이야기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