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섬 연모도에 스쿠버 다이빙을 하려 들어가는 은지. 휴대폰 안테나도 잘 뜨지 않고 약국도 보이지 않는 마을에서 은지는 어촌계 청년들에게 이상함을 감지한다. 연모도 마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어촌계 용태가 있고 용태 밑으로 어촌 청년들, 여자들 그리고 경찰까지 전부 용태와 연결이 되었다.
용태는 마을 사람들을 손아귀에 꽉 쥐고 빚을 진 마을 사람의 딸을 유린하고 젊은 여자들은 전부 자신의 노리개감이다. 용태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이기까지 한다. 이 모든 일들을 알게 된 은지. 마을의 파출소로 가서 이 사실을 전하지만 용태를 잡기는커녕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돌려보낸다.
용태는 서울에서 온 은지를 유린하기 위해 청년들을 시켜 잡아오라고 하지만 청년들이 한두 명씩 자꾸 사라진다. 결국 용태가 직접 나서게 되는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섬마을에 들어온 학교의 여선생님을 모두가 돌아가면서 성폭행하고 그 사실을 묵인한 학교 아이들의 엄마아버지들인 마을 사람들과 경찰들까지. 온 마을이 사실을 숨기고 쉬쉬하며 주동자는 점점 괴물이 되어 계속 성폭행을 한다. 그러다가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이기까지 한다.
요 며칠 밀양 여고생 성폭행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백종원이 작년에 청도의 한 식당에 가서 맛있게 먹었는데 그 식당이 밀양 여고생 성폭행 주범을 직원으로 뒀고 친척집이었던 것. 그리하여 네티즌 수사대들이 하나씩 증거를 수면 위로 올리니 처음에는 부정하던 가해자는 현재 인스타그램도 탈퇴하고 어딘가로 가버렸다.
가해자인 그는 자신의 딸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아빠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화 속 용태도 자신의 딸은 그렇게 아끼면서도 학교 선생님, 빚쟁이의 딸, 15년 전에도 은지의 엄마를 성폭행하고 어린 은지까지 성폭행했던 것.
은지는 복수를 위해 섬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영화는 잘 만든 티브이 단막극 같은 느낌이다. 독립영화로 15년 동안 복수의 칼을 갈고 섬으로 들어온 은지가 용태와 한 몸인 마을의 범죄 청년들을 하나씩 처리를 한다. 용태까지 붙잡아서 묶어 놓지만 좀 엉성하니 15년 복수만을 위해 준비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허술한 모습도 있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가해자의 처벌이 국민적 눈높이와는 형편없이 다르게 이루어져 영화처럼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찾아서 복수를 하는 일들이 진짜로 일어나지 않을까.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같은 경우도 피해자는 신상이 다 노출을 시켜 놓고 가해자는 늘 모자이크처리를 한다. 가해자는 교도소를 나가면 피해자를 가만 두지 않겠다 하고 결국 생활이 망가진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얼굴을 공개하고 용기를 냈다.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가는데 피해자는 삶이 무너져서 살아가는 현실도 영화에서처럼 시원하게 복수할 수 있었으면. 이번 김희애와 설경구 나오는 돌풍에서 대통령이 어느 날 지 쫄다구들에게 죽는다면서.
아무튼 가해자를 박살 내는 복수극 ‘은지: 돌이킬 수 없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