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정말 몸에 해로운가,라는 이 이야기는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그저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이렇게 추워지기 전,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오다 보면 노인정 앞에서 할아버지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제 아파트 안에서는 금연이라 흡연자들은 집밖으로 쫓겨나듯이 나와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 그러다 보면 매일 엇비슷한 시간에 엇비슷한 사람들이 나와서 담배를 피우니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주로 들어보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다. 보통 어딘가를 향해 욕을 하며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할 것 같은데 몇 년을 지켜본 바 정치 이야기를 하는 건 많이 듣지 못했다.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할아버지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본다. 담배를 깊게 빨아 당긴다. 폐 깊숙이 빨아 당겨 맛있게도 뱉어낸다. 쓰으으으 후우.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담배를 피우고 싶어 하는 인간이었다. 저렇게 깊게 빨아 당겨 맛있게 뱉어내고 싶었다. 요즘 가장 맛있게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보는 건 소년시대에서 아산백호가 담배를 피울 때다. 하지만 나는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 담배를 피우면 먹은 것들이 전부 올라온다. 대학교 때 그걸 참고 그냥 피우다가 먹은 것들을 전부 토해내는 바람에 고통이 심했다. 특히 술보다는 밥을 먹고 토하는 건 정말 몸의 내부에 굉장한 통증이 온다. 으허억.


여하튼 매일 오전에 노인정 앞에는 할아버지들이 앉아서 쓰으으으 후우 담배를 태우며 담소를 나눈다. 담배는 전담은 없고 전부 연초다. 쓰으으으 할 때 치이이익하는 소리가 또 듣기 좋다. 담배는 몸에 해롭다. 그렇게 보통 인식되어 있다. 할아버지들이 담배를 저렇게 맛있게 태운다는 건, 아주 젊은 시절부터 담배를 피워왔다는 말이다. 그렇게 몸에 좋지 않다면, 담배가 독이라면 젊은 시절부터 담배를 꾸준하게 피워온 할아버지들은 전부 담배 때문에 일찍 죽거나 담배를 끊고 그저 담소만 나눠야 한다.


담배는 인체에 너무나 해롭다. 세상에서 담배는 가장 해롭다지만 식후 담배 한 대, 과장에게 깨진 후 담배 한 대는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몸에는 분명 해롭지만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면에서는 또 담배 한 대가 이로운 면도 있지 않을까 싶다. 저렇게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들이 담배를 맛있게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세상이 말하는 담배가 정말 그렇게 해로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담배 피우는 장면은 티브이에 모자이크가 될 정도로 나쁜 것으로 간주하는데 술을 마시는 장면은 너무나 흘러넘치고 있다. 음주운전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담배를 피우는 건 그렇게 음주운전만큼 타격이 있지 않다.


세상의 모든 것에 과하게 [악]과 [선]이 붙으면 그게 사실이야? 하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사람들은 너무나 나약해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전문용어와 사진과 증거 같은 것들로 프로파간다를 하면 순수하게 믿어 버린다.


담배가 그렇게 몸에 해로운가? 만큼 의심이 드는 건 산삼은 그렇게 몸에 이로운가?이다.


산삼을 먹으면 죽어가는 사람도 벌떡 일어난다고 예전부터 우리는 많이 들어왔다. 전설의 고향이나 티브이의 오래된 드라마에서 산삼은 만병통치약으로 비쳤다. 심마니들이 산삼을 캐면 [심봤다!]라고 외치는 것까지 우리는 알고 있다. 산삼은 재배가 안 되니까 캐낼 수밖에 없다. 오래 묵을수록 비싸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역시 산삼이라고 알고 있다. 산삼이라는 이름과 성분이 들어가면 다 비싸다. 장뇌삼이든 홍삼이든 전부 몸에 좋다면서 전부 비싸다.


그런데 산삼을 먹으면 정말 몸에 좋을까? 의문이 든다. 나쁘지는 않겠지. 나쁘지 않다는 말이 좋다는 말로 바뀌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오리기름이 불포화 지방이라 몸에 좋다고 알고 있는데 포화 지방보다 나쁘지 않은 것이지 불포화 지방이라고 해서 많이 먹으면 좋을 리 없다.


어쩌면 팔아먹기 위한 음모론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산삼은 다금바리와 비슷하다.


다금바리는 음모론의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 바다의 보석 다금바리, 다금바리는 하루에 많이 잡히면 3, 4마리 정도이며 오직 제주도의 바다에서만 잡힌다. 제주도에 가면 무엇이 가장 먹고 싶은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육지의 어른들의 대답은 다금바리다. 무리를 해서 몇 십만 원이나 하는 다금바리를 전투적으로 찾으러 다니기도 한다. 둘 중에 하나가 먹다 죽어도 모를 회 맛이라는 기류가 어른들에게 확실하게 박혀 버렸다. 이렇게 어르신들이 찾는 다금바리는 정말 환상의 맛일까. 우리가 먹는 광어나 우럭, 좀 비싼 돔에 비해 월등히 맛이 좋은 걸까.


사실 다금바리를 먹어본 제주도 사람들의 인터뷰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가히 환상적인 맛이군, 이건 정말 주체할 수 없는 맛이야, 하며 엄지를 척 치켜들 만큼 맛있는지에 대해서 현지인들은 의문을 가진다. 사실 환상적인 맛은 인공적인 맛이 대부분이다. 자연에서 습득한 날 것의 맛으로 환상적인 맛은 나지 않는다. 다금바리를 먹어본 도민은 보통 회보다 졸깃하다 정도라고 한다. 이 졸깃하다는 말은 맛이라기보다 물리적인 표현으로, 환상적인 맛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다금바리는 정말 드문 물고기다. 하지만 제주도 다금바리 파는 곳에 가면 모두 다금바리가 있다고 한다. 다금바리가 모든 횟집에서 팔아치울 수 있는 횟감이 아님에도 다금바리를 육지 어르신들은 갈 때마다 먹고 온다.


왜 그런고 하면 다금바리에 대해서 뇌는 기억을 조작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다금바리 집에서는 비슷한 횟감을 올리고 다금바리라 하지만 육지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우르르 몰려 마케팅의 세계에 들어가 버리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다금바리, 즉 맛이라는 건 혀 감각의 문제인데 뇌가 그 감각을 조작해 버린다. 다금바리는 사람들의 환상이 만들어낸 맛일지도 모른다.


산삼을 먹으면 죽어가던 몸이 벌떡 일어날까. 비싸게 주고 구입한 산삼이라는 환상이 어쩌면 산삼 속에 스며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몸에 너무 좋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몸에 좋으려면 뭐든 꾸준하게 자주 먹어야 한다. 그런데 산삼은 매일 밥처럼 먹을 수 없다. 산삼을 먹을 바에는 도라지를 먹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도라지는 산삼이나 인산보다는 접근성이 쉬우니까.


지금은 그동안 당연한 것들이 전부 다시 한번 뒤집어 봐야 한다. 애플이 아이폰을 들고 등장하자 소니의 아성이 무너졌다. 잡스는 일명 소니빠였다. 그러다가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소니가 물락 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2023년 지금 현재 아이팟은 사라졌는데 소니의 음장기기, 백만 원이 넘는 워크맨 시리즈는 지금 살아남아서 마니아들에게 많이 팔리고 있다. 엠피쓰리의 명가 아이리버 역시 시장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스델 앤 컨이라는 고급 음장기기로 살아남아서 계속 롱런하고 있다. 디자인이나 성능면으로 보나 소니의 워커맨 시리즈보다 훨씬 낫다. 이런 기기로 음악을 들으면 섬세한 음 하나하나를 다 들을 수 있다.


누가 요즘 엠피쓰리를 듣나? 폰으로 다 되는데?라고 하겠지만 많은 이들이 고급 음장기기로, 즉 비싼 엠피쓰리로 음악을 듣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좀 더 음악을 제대로 듣고 싶은 어른들이 접근하게 되었다. 절대 그렇지 않을 것 같았던 것들이 지금은 그렇게 되고 있다.


그동안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야 한다. 모든 것들은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머물지 않고 전부 흘러간다. 담배를 오랫동안 피워도 오랫동안 사는 사람은 오랫동안 산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몸이 빨리 망가져서 일찍 죽는 사람은 일찍 죽는다. 아마 잘은 모르지만 유전자의 문제다. 담배를 계속 피워도 건강하게 폐가 팔딱팔딱 뛰는 유전자가 있고, 그렇지 못한 유전자가 많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한국인의 건강 문제에 관한 기사가 떴는데 여지없이 담배가 거기에 한몫한 것 같은 뉘앙스의 제목이다. 담배, 물론 안 좋지만 담배를 이렇게 해로운 것으로 알리는 것의 반이라도 음주운전, 술에 대해서도 다가갔으면 좋겠다. 술광고부터 드라마 속 술 마시는 장면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빠져든다. 어쩌면 술회사들이 담배회사보다 정부에 더 충성을 하는 것일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7242503


요즘 여기저기서 인구절벽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의 한 학자는 한국이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고 그 영상은 뉴스나 유튜브에 있다. 세계에서 아기가 제일 적게 태어나는 나라가 되었고 이로 인해 국가 소멸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러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자정작용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너무 인구가 많다며 한 집에 하나씩만 낳자고 했었다. 인구가 이대로 늘어나면 큰일 난다면서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는 내내 티브이 광고 같은 곳으로 파고 들어서 사람들에게 프로파간다질을 했다. 지금 이렇게 인구가 줄어들어가는 건 그간 너무 흘러넘쳐 과포화된 것에 대한 자정작용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스로 자정작용에 들어가는 이 흐름에 맞게 국가와 정부는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해주면 된다.


박태웅 의장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다면 도대체 인구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말해주는 곳은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늘 인구가 많았다, 인구가 과포화다, 하다가 이제는 인구가 소멸 직전이라고 하면서 적정한 인구는 몇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여기 아주 마음에 드는 기사가 있다. 읽어보면 전부 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만약 적은 수의 인구라면 그 적은 수의 인구로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지 궁극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240982


당연한 것들을 뒤집어서 생각해야 살아남을지도 모르는 시대에 들어온 것 같다. 잭 리처의 시리즈 '리처 2'가 시작했다. 잭 리처는 소설도 재미있는데 소설만큼 시리즈가 정말 재미있다. 안 그런 것 같지만 주위를 늘 경계하며 따라다니는 차와 미행하는 사람에 대해서 간파를 하고, 총을 다를 줄 알고, 빌런들의 진행방향을 미리 생각하며, 무엇보다 시즌 1에서처럼 로맨스에도 강하다. 미국 로맨스는 왜 침대를 다 부 쉴 것처럼 뒹굴뒹굴할까. 리처 이 매력적인 거구의 첩보액션은 사람을 잡아 끄는 마력이 있다. 리처는 당연한 것들을 전부 뒤집는다. 그래서 너무 재미있다고나 할까.


https://youtu.be/OCC6fVFKHtY?si=JTanDS4tZhaubv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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