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동차가 자동차를 백만 대 파는 것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 쥬라기파크로 벌어들인 수익이 훨씬 더 많다. 문화가 경제적으로도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안 그래도 겨울의 분위기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전혀 없는 요즘 날까지 봄날이라 겨울의 기분은 전혀 나지 않았다. 힘을 짜내 캐럴을 틀어 보지만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면 그건 서글픈 일이다.

영화가 일 년에 세계적으로 쳔 편 이상 나오는 이유가 있다. 영화는 위대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 시간이나 역사도 하지 못하는 일을 영화는 하기도 한다. 영화는 힘을 가지고 있다.

뉴스나 기사로 접하는 사실보다 영화로 각색되어서 접하면 그 사실을 몸으로 흡수할 수 있다. 사회적 운동에 동참하는 계기도 된다. 이번 서울의 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영화의 힘을, 영화의 역할을, 영화가 우리에게 하는 말을.

그런데 크리스마스에 관한 영화를 봐도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낄 수 없다. 이건 좀 뭔가 잘못된 일이다. 12월만 되면 보는 폴라 익스프레스를 올해도 봤다. 하지만 오늘 이전까지는 폴라 익스프레스를 보며 잔뜩 크리스마스를 느꼈는데 오늘은 별로 감흥이 없다.

나이가 든 어른이 아니라 늙은 어른이 된 것일까. 폴라 익스프레스에는 내용 이외에도 재미있는 요소요소가 많다. 미스터리하게 죽어 버린 마빈 게이의 딸 노나 게이가 여자아이의 목소리를 냈고, 에어로 스미스도 노래를 부른다.

무지무지 큰 화면으로 보면 기차 타고 슝 갈 때 마치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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