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네즈를 매일 밥을 먹으며 먹었더니 매일 하는 조깅이 마요네즈를 이기지 못했다. 조깅을 하는 시간과 거리는 일정한데 먹는 양과 질이 많아지고 달라지니 살이 붙는다. 마요네즈를 매일 먹기 전으로 돌아가려면 조깅을 평소보다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체력이 달린다. 마요네즈는 어떤 음식에 달라붙어도 그 음식의 맛을 맛있게 만들어 준다. 세상에 정말 이런 식품이 있다는 것에 놀라면서 몇 달을 매일매일 마요네즈의 세상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빠져나와야 할 때가 되었다. 아직 라면에 넣어서 먹어보지는 않았는데 라면에 한 번 넣어 먹고서는 그만둘까.
식빵에 계란 프라이를 올렸다. 그리고 마요를 뿌렸다. 아 정말 맛있다. 몸에 미안해서인지 옆에 마늘장아찌를 두었다. 기묘한 것은 고소한 계란 프라이에 마요가 뿌려지면 느끼할 것만 같은데 고소함이 두 배가 된다. 그래서 정말 맛있다.
동네 빵집에서 옛날 햄버거를 사 왔는데 거기에도 마요를 뿌려 먹으면 음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고추무침에도 마요가 합쳐지면 고추의 맛이 더 맛있다. 그냥 맛있다. 넋을 놓고 먹게 된다. 그러니 너무 배고플 때 먹으면 안 된다.
닭 가슴살을 먹으면 뭐 해. 나는 닭 가슴살도 퍽퍽한 채 먹는 걸 좋아했는데 이 죽일 놈의 마요 때문에. 퍽퍽한 닭 가슴살에도 마요가 들어가는 순간 닭 가슴살이 아닌 닭다리의 맛이 난다고. 할 정도다.
말해 뭐 해. 냉장고 털어 있는 반찬 넣어서 밥을 비빈 다음 마요를 뿌려서 먹는다. 팍팍 비벼서 먹어도 좋지만 마요 부분을 밥과 함께 숟가락으로 떠서 한 입 가득 먹는 그 맛이 좋다.
그 유명한 명란마요다. 명란젓에 마요를 뿌리면 마법의 반찬이 된다. 맛이 없을 수 없다. 입맛 없다는 사람들? 마요를 옆에 두어라. 하지만 명심해야 할 건 옆구리 살도 같이 불어난다는 걸.
닭 가슴살이 많아서 하루는 이렇게 먹고 하루는 저렇게 먹지만 중요 포인트는 역시 마요다. 닭 가슴살에 계란지단을 같이 올려 먹는 용감함과 하루는 치즈를 넣어서 먹는 무모함도 마요와 먹게 되면 잡고 있던 생활의 정신 줄을 놓게 된다.
몇 달을 매일 마요를 밥과 함께 먹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 하게 된다. 마요를 검색하면 다양한 맛의 마요가 있고 사람들 역시 마요의 맛에 빠져서 야호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 마요를 마지막으로 이제 마요를 끊거나 올해는 먹지 않으려 한다. 뭐 잘 안 되면 말고.